「4자회담 설명회」 공조 합의/한미 어제 실무회담

◎북 성의갖고 임할땐 우리측 청사진 상세히 설명 방침한미 양국은 오는 29일 뉴욕에서 열리는 4자회담 설명회에서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설명회 및 북미 준고위급회담 일정을 신축 조정키로 했다. 한미 양국은 20일 차관보급 4자회담 설명회를 앞두고 외무부에서 대북 공조방안을 확정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설명회를 계기로 관심사인 북·미회담에서 잇속을 챙기려는 북한에 대해 한미간 공조체제를 과시하고 대북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이날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유명환 외무부 북미국장과 이용준 북미1과장, 미국측에서 리처드 크리스텐슨 주한 미공사와 마크 민튼 국무부 한국과장이 참석했다. 외무부 당국자는 『설명회와 북미 준고위급회담을 며칠동안 열 것인지 아직 결정된 게 없지만 한미간에는 설명회가 하루만에 끝나면 북·미회담도 하루만에 끝낸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북·미회담을 설명회 다음날 갖기로 합의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한이 설명회에 성의를 갖고 임하면 4자회담과 관련한 우리의 청사진을 상세하게 설명할 방침이다. 이 경우 설명회는 적어도 이틀동안 열리게 된다. 하지만 북한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 설명회나 북·미회담은 각각 하루만에 끝나게 된다. 북한은 미국이 4자회담을 제안한 만큼 설명도 미국이 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며 북·미 평화협정 체결이 급선무라는 식으로 설명회 분위기를 흐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설명회가 4자회담의 예비회담 성격으로 진행돼 4자회담 장소와 대표단 수준 및 의제 등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수 있도록 공조체제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밝힌 대북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북한측에 설명할 계획이다. 김 대통령은 ▲북한의 농업생산성 제고와 수해농지 복구지원 ▲나진·선봉지역에 대한 투자와 남북교역 확대에 필요한 물자공급 ▲한국관광객의 북한방문 허용 용의 등을 표명했었다. 정부는 북한이 4자회담에 응해 올 경우 회담의 형식, 격, 장소 등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축성있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에따라 향후 4자회담을 장·차관급이 참여하는 본회담과 ▲평화체제구축 ▲긴장완화 ▲신뢰구축 ▲남북경협 등 의제별로 실무급이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로 나눠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릴 설명회는 우선 한미 양국이 4자회담과 관련한 기조발언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설명회는 우리 말로 진행되며 미국측 요청시 영어통역도 병행된다. 정부는 외무부, 통일원, 청와대 등 관계부처 실무자 7∼8명으로 설명회 대표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한편 북·미회담에서 논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한미간 별도의 공식협의를 갖지 않고 비공식접촉을 통해 미국측의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임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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