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시장에서 강소(强小)형 운용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중소 운용사들이 기관들의 자금을 대거 유치하며 사모펀드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삼성자산운용 등 대형운용사들은 공모 펀드에 이어 사모 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급격히 이뤄지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 사모 펀드 시장 '지각변동' 조짐= 환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공모 펀드 시장과는 달리 사모 펀드 시장엔 이달 들어 자금이 급격히 몰리고 있다. 3월 결산 법인인 금융기관, 연기금 등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올해 자금 집행방향을 정하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지난 21일까지 공모펀드에선 751억원이 순유출된 데 비해 사모펀드에는 1조5,787억원의 돈이 순유입 됐다. 특히 자신만의 운용 전략을 펴는 중소 운용사들이 대형 기관들의 자금을 대거 유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2,000억원이 넘는 기관 자금이 들어온 한화투신운용(3,248억원)과 아이투신운용(2,373억원). 산은자산운용(2,343억원),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2,152억원)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는 대체로 주식보다는 채권과 부동산 등을 겨냥하는 것들이다. 아이투신운용 관계자는 "주가가 1,700선에 도달하면서 추가 상승 여력에 부담을 느낀 기관들이 주식보다는 채권쪽에 포지션을 늘리면서 그동안 채권쪽에 강점을 보인 운용사들이 대거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펀드에 전문성을 갖춘 칸서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도 자신만의 강점을 부각시키며 사모펀드의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칸서스운용이 운용하는 인프라 관련 대출채권펀드 2개에는 이달 들어서만 1,700억원이, 미래에셋맵스의 프런티어사모부동산펀드18펀드에도 394억원의 돈이 몰렸다. 반면 몸집 큰 대형 운용사들은 공모펀드에 이어 사모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 홍역을 앓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펀드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1조3,695억원의 돈이 빠져 나갔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채권형펀드를 중심으로 2,294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계열사의 자금이 배당 등의 수요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집중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지난해까지 맡았던 자금의 재유치에 일부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 '틈새 상품' 출시도 잇따라= 강소형 운용사들은 특히 기존의 주식 및 채권형 펀드 등에서 벗어나 공모주(IPO)펀드 등의 틈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다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KTB자산운용, NH-CA자산운용, ING자산운용, 플러스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이 국내ㆍ외 IPO 사모 펀드를 잇따라 내놨다. 동부자산운용의 경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펀드를, 아이투신운용은 메자닌펀드 등을 이달에 출시, 사모펀드 시장의 틈새를 파고 들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몇몇 중소형 운용사들의 경우 차익거래 등을 이용한 절대수익형 펀드를 특화시켜 기관들의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자신만의 전략을 지닌 운용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최근들어 사모펀드 시장에서 먹혀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