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기다렸다 재건축 하자"

강남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 사업 자체 무산

"조금 더 기다렸다 재건축 하자" "규제 곧 풀린다" 강남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 '주춤' 이유미 기자 yium@sed.co.kr 연말 대선을 앞두고 서울 강남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을 중심으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차기정권에서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금 더 기다렸다가 재건축을 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리모델링 사업 자체가 무산되고 있는 것. 지난 84년에 준공된 서초구 잠원동 한신 25차 아파트의 경우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시공사 선정 작업까지 마치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금은 전면 백지화된 상태다. 조합설립을 위해 주민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저조한 동의율로 사업 자체를 포기해야만 했다. 잠원동 거성공인중개사 유재환 대표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사업 추진속도가 빠른 편이었는데 그 이후 진척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리모델링보다는 조금 더 기다렸다가 재건축을 하자는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는 지난 2003년부터 아파트 재건축 연한이 준공 연도에 따라 20년에서 40년 이상으로 차등 적용되고 있다. 90년 1월1일 이후에 준공된 아파트는 40년이 지나야 재건축을 할 수 있지만 79년 12월31일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20년 이상이면 재건축이 가능하다. 대단지 아파트나 다양한 평수가 고르게 섞여 있는 단지일수록 리모델링보다 재건축 선호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85년에 완공된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는 총 1,024가구로 구성된 대단지이다. 현재 주민동의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주민들간 마찰이 심해 사업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리모델링 추가분담금을 부담하느니 대단지 재건축을 노려 수익성을 높이자는 의견이다. 일대 M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고덕 주공1단지를 비롯, 다른 단지들의 재건축 추진이 활발해 이곳 주민들도 재건축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며 “리모델링을 할 경우 평당 300만원 정도의 추가분담금이 들어가는데 같은 비용이면 차기정권에서 수익성 있는 재건축을 노려보자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76년에 완공된 여의도 삼부아파트 866가구는 27평형부터 60평형까지 다양한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중대형 평형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다. 중대형 평형의 경우 평형 증가에 대한 욕구가 중소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보다 재건축을 선호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 사업처럼 집값 상승에 탄력을 가져오는 대형 호재가 아니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다”며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다가 대선이 가까워 오면서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좌초된 단지가 많다”고 말했다. 또 함 팀장은 “리모델링은 재테크 차원에서 접근하지 말고 실거주자가 주거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개보수를 하고 평형을 넓히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입력시간 : 2007/06/1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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