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의 회복 조짐에도 상장사 제조업체 가운데 올 1ㆍ4분기 적자를 내거나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대폭 늘었다. 반면 고수익 기업도 소폭 늘면서 상장사 간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506개 상장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1ㆍ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 가운데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이 0% 미만인 적자업체의 비중이 1ㆍ4 29.5%를 나타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20% 이상 고수익을 내는 업체의 비중은 7.1%에서 8.3%로 상승했다. 조사대상 전체 법인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9%로 지난해 1ㆍ4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했으나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0.8%포인트 떨어진 7.9%에 그쳤다. 일부 호황업종에서 고수익을 내는 업체가 소폭 증가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업종은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은은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 3월 말 환율이 상승하면서 순외화 환산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은 오히려 개선됐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 비율은 제조업 전체로는 지난해 1ㆍ4분기 553.1%에서 올해 1ㆍ4분기 612.1%로 개선됐다. 하지만 이 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 즉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의 비중은 32.0%에서 35.7%로 상승했다. 특히 이자보상 비율이 0% 미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업체의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5.1%에서 28.1%로 높아졌다. 이에 반해 무차입기업의 비중은 9.6%에서 9.8%로 상승,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1ㆍ4분기 중 유형자산 증가율은 0.2%에 그쳐 지난해 동기의 1.1%에 비해 0.9%포인트 급락했다. 한은은 “한국전력의 송전용전기설비이용 규정 개정으로 1조3,000억원 규모의 공사부담금이 유형자산 항목에서 일시 차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유형자산 증가율 역시 1.1%로 지난해 동기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총 자산에서 유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9.5%를 기록, 처음으로 40% 미만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