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웰컴 MB" - 中·러, 환대속 경계

■ 李당선인, 특사파견 4강외교 결산
'한·미·일 3각협력' 중요성 부각…큰 관심
中·러, 상대적 비중 축소에 불편한 심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특사들 손에 친서를 들려보내면서 미국ㆍ일본ㆍ중국ㆍ러시아 등에 관계강화 의지를 보였던 4강 외교가 끝났다. 상호 탐색의 성격은 짙었지만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분명 성과는 있었다. 이 당선인이 취임 이후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면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특사를 맞는 4강의 모습은 대체로 환대와 탐색이 상존했다. ◇미ㆍ일, ‘웰컴 MB’=미국과 일본은 환영하는 기색이 강했다는 후문이다. 이 당선인 당선 후 ‘한ㆍ미ㆍ일 협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데서 나타나듯 두 나라의 지도부는 10년 만에 이뤄진 정권교체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보수계 인사들은 이 당선인이 ‘상호주의’를 강조한 대북정책의 내용에 큰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환영의사를 보였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무엇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특사 단장인 정몽준 의원을 백악관에서 만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도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나서 “왠지 한일 관계가 좋았던 시절이 (다시) 올 것 같다”며 환대한 것에서 보듯 노무현 정부 후반부에 헝클어진 한일 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중단된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이 실질적으로 다뤄진 것은 외교적 성과로 풀이된다. 후쿠다 총리는 오는2월25일 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직접 참석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중ㆍ러, 환대 속 경계=중국과 러시아는 환대는 했지만 경계심도 숨기지 않았다. 중국은 의전적으로는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특사단장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만났고 이 당선인의 방중을 공식 요청하는 등 상당한 배려를 했다. 양국은 ‘전면적 동반자 관계 강화’라는 새로운 관계 설정 지표를 밝히는 등 내용 면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 다만 이명박 정부가 한ㆍ미ㆍ일 3각 동맹의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도 숨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원외교’의 핵심대상으로 지목한 러시아도 특사 단장인 이재오 의원 등을 상당히 극진하게 대접했다. 러시아에 대한 이 당선인의 적극적인 관계강화 의지, 특히 동부 시베리아 일대를 양국이 함께 발전시켜나가자는 이 당선인의 구상에 러시아가 동의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 진행될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미국이나 중국ㆍ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부여하는 비중을 축소하는 데 대한 러시아 측의 불편한 심기가 언제든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부시 대통령이 특사를 극진히 맞이한 것과는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동석했던 한 관계자는 “환대는 있었지만 경계하는 모습 역시 뚜렷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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