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사업 최대위기
현대 "적자 눈덩이…사업자체 포기할판"
금강산 관광사업이 98년 11월 사업 시작 이래 관광객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현대가 신청한 카지노 사업에 대해 정부가 허용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북한이 관광사업 대가를 전액 송금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어 사업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특별한 조치가 없는 이상 2년 만에 금강산 관광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남북 양측 정부차원의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객 크게 줄어
올들어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은 8일 현재까지 1만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ㆍ4분기에 4만9,000명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3월에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해도 지난해의 절반수준에 못미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금강호ㆍ풍악호 등이 정기검진, 보수ㆍ수리 등으로 운항되지 않은 데다 강원지역 폭설로 교통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의 한 관계자는 "금강산의 부족한 위락시설에 비해 관광료가 너무 비싼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강산사업은 적자 누적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대상선은 관광객을 유치할 때마다 1명당 50만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지만 그나마 관광객이 없어 올해 7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금강산 사업대가 협의 난항
현대아산도 현재 상태로는 금강산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에는 1월분 금강산 관광사업 대가를 계약액의 절반인 600만달러만 송금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실무자간의 물밑협의에서 '전액송금'을 양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이전에 북한이 공식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현대의 입장을 받아들일 지는 아직 미지수다.
◇카지노 사업도 불투명
현대가 추진하고 있는 금강산 카지노 사업도 정부 부처간의 이견으로 시간만 끌고 있다. 정부는 카지노장 설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특혜시비를 우려, 면세점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금강산 관광선내 면세점 설치는 추가 수입원 확보가 급한 만큼 긍정적현대가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국인의 출입이 안되는 카지노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대는 카지노사업을 홍콩의 CCI를 비롯한 해외 카지노 전문업체에 사업운영권을 넘기는 문제를 협의하는 등 카지노사업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이고 있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