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은 지금/울산 석유화학공단] 올 폭발·화재 46건 '안전 불감증'

일주일에 한번꼴… 인명피해 사고가 70%
시설노후등으로 안전등급 전국평균 밑돌아

[현장은 지금/울산 석유화학공단] 올 폭발·화재 46건 '안전 불감증' 일주일에 한번꼴… 인명피해 사고가 70%시설노후등으로 안전등급 전국평균 밑돌아 울산 석유화학공단 전경. 울산 석유화학공단이 최근 들어 잦은 폭발, 화재사고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의 오명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울산 유화공단은 장치산업의 특성상 안전에 소홀할 경우 그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최근의 잇단 사고는 '조그만 실수=대형 재해'라는 경각심을 해당 기업 경영층과 근로자 모두에게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후 울산시 남구 여천동 한국바스프㈜ 울산공장에서는 5명의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작업 중 폭발사고로 중화상을 입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사고는 밸브 교체작업 중 잔류가스 유출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노조와 유가족측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요구하며 사고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울산지도원에 따르면 올들어 울산 유화공단에서는 평균 6.5일에 한번 꼴로 폭발ㆍ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사고 다발은 IMF이후 인력구조조정 등으로 안전보건 관계자들의 고용여건이 열악해진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안전관리가 느슨해진 것 외에 시설 노후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울산 유화공단에는 모두 46건의 각종 사고가 발생한 반면 이중 인명피해가 수반된 중대재해는 무려 32건으로 70%가량을 차지, 대부분의 사고가 참사로 이어졌다. 인명피해자수는 모두 54명이었고 사망 33명, 중경상자가 21명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업무상 사고 사망자 30명중 화재ㆍ폭발에 의한 사망자는 모두 9명으로 대부분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화학업종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반영하듯 울산 유화업체의 안전등급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한국 산업안전공단 조사결과 공정의 안전성이 가장 높은 P등급과 평이한 수준인 S등급 업체 수는 전국 평균치의 70%에도 못미치고, 안전조치가 미흡한 M등급 업체수는 반대로 전국 평균치보다 30~40%나 높았다. 이처럼 울산 유화업계의 안전성이 도마위에 오르자 한국산업안전공단 울산지도원과 49개 관련업체 공장장들은 앞으로 산업재해를 줄이는데 총력을 다하기로 결의하는 등 '화약고'라는 오명을 씻는데 적극 나섰다. 이들은 최근 '석유화학공장 화재폭발사고 예방 경영층 안전 보건 연찬회'를 사상 처음으로 갖고 ▲ 중대재해 사례분석 ▲ 자체 안전관리 대책 발표 등을 통해 산업재해 예방의지를 다졌다. 산업안전공단측은 연찬회에서 "공정관리의 실질적 운영 및 내실화와 함께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관리가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성광 울산지방노동사무소장은 "울산지역 기업은 대부분 우리나라 초일류 기업임에도 전국적으로는 재해가 감소하는 것과 달리 울산은 되레 사망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재해감소 의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다수 공장장들도 이에 적극 공감, 특단의 안전대책 마련과 함께 기업 상호간에 안전관련 정보를 교류하고 재해예방 협조체계도 구축하기로 해 앞으로 산업재해가 획기적으로 줄어 들지에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울산=곽경호기자 kkh1108@sed.co.kr 입력시간 : 2004-10-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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