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가계 대출 연체율이 속등하면서 은행원들이 주말에도 각 지점에 출근해 전화로 빚 독촉을 하는 등 연체율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말 3ㆍ4분기 결산을 앞두고 일부 은행들은 거의 모든 지점의 직원들이 교대로 토요일에 출근해 연체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원화 대출금 연체율이 3.5%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국민은행의 경우 각 지역본부차원에서 지점 직원들에게 주말에도 출근해 연체관리를 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국민은행에 올 연말까지 연체율을 3%미만으로 낮출 것을 권고함에 따라 국민은행 직원들은 분기 결산이 끝나더라도 올 연말까지는 주말에도 출근하는 연체독촉 캠페인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분기말 결산을 앞두고 전 직원들이 연체율 낮추기에 매달리고 있다”며 “연체 대출금 회수 실적 좋지 않은 지점은 지점장 등 직원 전원이 주말에 출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조흥, 우리, 외환은행 등 원화 대출금 연체율이 2%를 넘는 은행들도 각 지점별로 직원들이 주말에 출근해 연체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주말 연체관리에 나서는 데는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된 것도 배경이다. 주5일 근무제의 실시로 연체고객들이 주말에는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아 통화가 쉽다는 설명이다. 또 쉬는 날 연체독촉 전화를 받은 고객들의 경우 심리적 부담을 더 많이 느껴 대출금 상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은행원들의 주말근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은 비용절약을 위해 주말근무에 비정규직 사원들을 대거 투입해 눈총을 받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비정규직 직원은 “월급도 적은데 주말 추가 근무까지 시켜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