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한의 싱글 전략] 그린은 아직 겨울… 웨지는 금물

국내에서 골프를 재미있게 칠 수 있는 것은 4월부터 11월 말까지 정도이다. 물론 그 나머지 기간동안도 골프를 즐길 수는 있지만 잔디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봄기운이 도는 3월에는 마음 같아서는 절정의 샷을 구사할 것 같지만 정작 필드에서 생각지도 않은 미스 샷 때문에 곤혹을 치르곤 한다. 무엇보다 잔디가 말라 붙어 있기 때문에 그린 주변에서 미스 샷을 많이 낸다. 이 때문에 3, 4월에는 핸디캡이 낮거나 높은 골퍼들간의 스코어 차이가 크지 않다. 핸디캡이 낮은 골퍼들이 오히려 하이 핸디 캡퍼들에게 당하는 일도 생긴다. 모두 바짝 말라 지면에 달라 붙은 잔디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은 잔디가 나쁜 상황에서 어떻게 어프로치 샷을 해야 스코어를 손해보지 않는지 알아보겠다. 먼저 땅이 녹았으며 띄워 올리겠다는 생각부터 버리는 것이 좋다. 기온은 크게 올라 봄 햇살이 얼굴을 간지럽게 하지만 아직 그린 옆 잔디는 겨울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볼과 잔디가 모두 지면에 붙어 있는 경우는 뒤땅이나 토핑이 많이 난다. 특히 클럽 헤드의 솔 부분(바닥)이 두꺼운 클럽, 즉 웨지를 사용하는 것은 미스 샷의 확률이 높다. 스핀을 걸어야 할 상황에서도 7, 8번 아이언을 이용해 그린 바로 앞에 볼을 떨궈 굴러가도록 하는 러닝 어프로치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때 그립은 퍼팅하는 스타일로 잡되 짧게 잡는 것이 좋고 볼은 스탠스의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에 두고 체중은 왼발쪽에 60%를 둔다. 클럽의 로프트에 따라 볼이 떨어지는 지점을 잘 고려해야 하는데 클럽 번호가 클수록 떨어져 구르는 거리는 적다. 반드시 스핀을 걸어야 할 상황이라면 샌드웨지의 토우 부분(헤드 앞쪽)에 볼을 맞추도록 하면 뒤땅도 막고 스핀도 먹일 수 있다. 잔디 상태가 나쁘다면 정석으로 샷 하는 것보다 조금 변칙적인 방법을 쓰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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