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파상적인 위앤화 절상압력 공세에 중국이 본격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미 케이블 채널인 CNN머니는 최근 한 증권자문기관의 보고서를 인용, 중국 정부가 미국의 위앤화 공세에 맞서 미 국채 매입을 중단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시장에서 일본과 함께 가장 많은 미국 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이들 자산 매입 처분에 나설 경우 미국 장기 금리 급등 등 미 경제에 치명타를 안겨 줄 수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위앤화 절상 압력이라는 `정치적`공세에 `정치적`반격으로 맞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의 `국채 카드`는 미국의 압력 수위를 낮추기 위한 위협용일 뿐 실제 현실화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자국 통화 팽창에 따른 인플레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미 무역흑자로 넘쳐나는 달러화를 국채 말고 마땅히 운용할 대체 수단이 없는데다 국채 매각에 나설 경우 달러화 급락으로 자산 가치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국채 매각 발언 자체가 메가톤급 영향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중국은 미 국채뿐 아니라 주택담보채 등 정부기관채권(US agency debt)도 대량 보유하고 있어 최근 재정위기와 고금리 추세로 경영이 악화일로에 있는 연방주택담보 금융기관인 프레디 맥(Freddie Mac) 등을 파산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 이 경우 활황세를 지속해왔던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붕괴하며 가뜩이나 불안한 미국 경제를 침체 국면에 빠뜨릴 수 있다.
이 같은 중국의 보복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승세를 보이던 달러화는 지난 주말 엔화에 대해 1% 이상 급락하는 등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중국은 지난 5월 현재 미 국채를 1,217억달러 보유하고 있어 일본(4,286억달러) 다음으로 가장 높은 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무역 흑자로 넘쳐나는 달러화로 계속해서 미국 국채를 매입해 왔으며 특히 2000년 이후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