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향기 그윽한 발레의 '향연'

'백조의 호수'·'지젤' 잇단 공연 나서국내 발레 공연가가 각각 고전과 낭만 발레의 대표작으로 봄의 문을 활짝 연다. 우선 유니버설발레단(UBC)은 대표적인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를 27~31일 서울 능동 리틀엔젤스 예술회관 무대에 올린다. 이번에 공연되는 작품은 1895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키로프극장(현 마린스키극장)에서 전설적인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초연됐던 키로프발레단 버전이다. 볼쇼이발레단 버전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던 것과 달리 지그프리드 왕자가 악마 로트바르트를 물리친 뒤 오데트 공주와 사별한다는 비극적 결말로 막을 내리는 게 이의 특징. 유니버설발레단은 키로프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예술감독의 안무로 1992년 이 작품을 초연한 이래 지금까지 약 150여 회 가량 국내외 무대에서 이를 공연했다. 김세연-황재원, 임혜경-아르템 쉬필레프스키, 이민정-벨야예프스키 스타니슬라프 등이 출연한다. 1588-7890 한편 국립발레단은 낭만발레 '지젤'로 관객을 찾아온다. 4월6일~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지젤'은 한 청년과 사랑에 빠진 순진한 시골 처녀의 기쁨과 사랑의 배신으로 미쳐가는 여인의 비련 등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낭만 발레의 대표작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해야 하는 역할의 매력 덕에 여주인공 '지젤'은 모든 발레리나들이 선망해 마지않는 배역 중 하나가 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주원, 김지영, 윤혜진 등이 지젤로 분하며 이원국, 장운규, 김보연 등이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다. 연달아 오르는 두 작품은 각기 고전과 낭만 발레를 대표하는 동시에 여성 무용수에게 고난도 테크닉과 각기 다른 두 이미지의 연기를 요구하는 발레 무대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또한 어스름한 달빛 아래 펼쳐지는 백색 군무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도 적당한 작품들이다. '지젤' 2막에서 죽은 처녀 영혼들이 펼치는 차갑고 신비로운 느낌의 군무는 '백조의 호수'의 3막 백조 군무와 함께 발레 군무 명장면으로 단연 손꼽힌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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