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 정치행태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SK그룹의 대선자금 공여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만 쌓여 간다. 재계는 대선자금에 대한 계좌추적의 불똥이 SK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 그룹으로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찬 바람에 너나 할 것 없이 옷깃을 여미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의 강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남을 비롯한 상당수 지역의 아파트 값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주상복합 아파트 청약에 수만명이 몰릴 정도로 이제 부동산 투자는 최고의 재산증식 수단으로 굳어진 느낌이다.
약효가 그리 세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무성하지만 일반인의 관심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부동산 종합대책에 쏠린다. 청와대와 내각,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거듭 논의하고 있지만 세기를 놓고 막판 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다. 너무 강도가 높은 대책을 제시할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경기가 걱정이고 느슨한 대책만으로는 강남 등 투기지역의 집값 안정을 기대할 수 없는 탓에 정부도 고민을 거듭하는 것 같다. 청와대는 28일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열고 마지막까지 대책 마련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나 대선자금을 둘러싼 공방으로 효율적인 심의가 가능할 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예산안이 졸속 처리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손길승 전경련 회장이 곧 사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는 후임 회장 인선을 놓고 t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으로 정치권과 재계의 관계가 서먹해진 상황이라 과연 누가 선뜻 전경련 회장 자리를 맡으려고 할 지 의문이다.
이번 주에는 해외 경제 전문가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훈수를 들려주는 모임도 예정돼 있다. 전경련은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롯데호텔에서 아시아 유럽 비즈니스 포럼을 연다. 이 포럼에는 김진표 부총리 등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해 국내 경제상황과 앞으로의 경제운영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재경부는 28일 3분기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경기가 죽을 쑤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산업활동동향은 이런 추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줄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30일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이동전화회사들을 대상으로 과당 경쟁을 자제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