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폐지결정을 받은 기업에 대해 화의를 신청해 재산보전처분을 받아낸 법무법인 대일 홍영호(43) 변호사는 법정관리제도의 맹점을 이같이 지적했다.洪변호사는 지난 1년간 법정관리 폐지결정을 받은 동인석재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 결과「재산보전처분」이란 커다란 결실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결실에는 무엇보다도『동인석재 종업원들의 회사사랑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洪변호사가 동인석재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3월. 95년5월 이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당시 조사위원역을 맡았던 대일 박순호 이사의 설득이 洪변호사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회생가능한 회사가 채권단의 미온적인 태도로 법정관리가 페지되고 파산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며 동인석재에 대한 화의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동인석재는 지난해 8월 주채권은행이었던 조흥은행이 이 회사의 정리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폐지결정을 받았다. 洪변호사는『법정관리가 채권단 동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나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회사를 죽일 순 없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가 법원의 이번 재산보전처분을 받아내기까진 적잖은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회생불가판정과 마찬가지인 법정관리폐지결정을 뒤엎는 것은 곧 법원의 신뢰성에 상처를 줄 수 있어 그동안 법조 일각에선 洪변호사의 소송에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洪변호사는 『주채권자가 조흥은행에서 성업공사로 바뀌어 동인석재의 부채를 출자전환하는 등 상황변화가 이번 결정에 호재로 작용했다』며 『이번 결정으로 법원도 상황에 따라 유연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음이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전문 변호사로 한국경제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수용기자LEGMA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