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은행도 중동·亞서 손 벌려

바클레이즈, 카타르투자청·中개발銀서 88억弗 유치
전문가 "경영상태 악화 사실 드디어 인정"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이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와 중동 자금을 유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바클레이즈 은행이 신주 발행을 통해 카타르투자청(QIA), 중국개발은행(CDB)등으로부터 88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 위험자산을 처리하고 사업자금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QIA와 CDB는 신주 매입을 통해 각각 바클레이즈 지분 7.7%, 3.1%를 확보하게 된다. WSJ는 이밖에도 카타르 국부펀드인 챌린저와 일본의 미쓰이스미토모 은행,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도 바클레이즈의 자금조달에 협력한다고 보도했다. 테마섹ㆍ챌린저ㆍ미쓰이스미토모는 바클레이즈 지분을 각각 2.9%, 2.3%, 2.1%씩 갖게 됐다. 이중 테마섹과 CDB는 지난해에도 바클레이즈의 주식을 매입했다. 존 발리 바클레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자금유치를 통해 바클레이즈의 자본금을 늘리고 수익 다각화를 통한 회사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기존의 은행업무 뿐 아니라 투자 부문에서의 사업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타사와의 합병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자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꺼려온 바클레이즈가 드디어 이를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지속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많은 은행들이 자산상각 등을 단행했다. 하지만 바클레이즈는 투자자 및 금융당국이 지난 6개월 간 자산보유고를 늘리고 복합채권 투자를 줄일 것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밥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즈 회장은 "신용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바클레이즈의 주식은 전날보다 6.5% 상승한 주당 331펜스에 거래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바클레이즈는 아직 자산상각의 여지가 많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독일 투자은행인 드레즈너 클라인워트는 "좋은 소식이긴 하지만 향후 자산상각 규모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게 의문"이라며 "바클레이즈는 앞으로 30억 파운드 규모의 자산상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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