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사태와 소득감소로 개인들이 갚지 못하는 은행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개인파산이 위험수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의 가계대출금은 크게 줄어든 반면 연체대출금은 갈수록 늘어 연체비율이 11%에 육박하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현재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외환·신한은행 등 7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주택자금제외) 잔액은 19조6,148억원으로 97년말 25조5,232억원에 비해 5조9,526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만기가 됐는데도 갚지 못한 대출금은 2조1,461억원을 기록, 전년말 1조88억원의 두배에 달했다.
연체대출금 총액은 작년 8월말 2조1,041억원에서 9월말 1조9,105억원으로 줄어들었으나 10월말 2조815억으로 2조원대를 회복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연체비율도 8월말 10%에서 9월말 9.5%로 하락했다가 10월말 10.5%, 11월말 10.9%로 다시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대출금과 연체비율이 9월말에 떨어진 것은 은행들이 성업공사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가계대출채권을 2,000억원이상 함께 떠넘겼기 때문으로 실제 가계의 신용불안은 97년말 외환위기 이후 계속 증폭되고 있는 셈이다.
연체비율은 96년말 3.8%에 불과했으나 97년말 4.0%로 약간 높아진 후 98년 4월말 7.2%, 5월말 7.6%, 7월말 8.4%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올들어서도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확산될 경우 소득감소와 실업증가로 대출금을 못갚은 개인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