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테이퍼링 착수-해외 전문가 인터뷰]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미국 경기 둔화되면 채권매입 카드 다시 꺼낼 수도
상황따라 줄였다 늘렸다 하는 양적완화 상설화 방식 택할 것
각국 유동성 확대 움직임 여전… 원화 절상 압력 지속될 가능성

손성원(69)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렸지만 앞으로 미 경제가 둔화되면 채권매입 규모를 다시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장기적으로 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외국인자금 유출도 증가하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 교수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연준은 최근 경기지표 호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3개월간 월평균 신규 일자리 수가 거의 20만개에 육박하고 주택, 소매판매, 자동차 판매 등도 호조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확실히 미 인플레이션율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손 교수는 "개인적으로 미 경제전망에 대해 연준보다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미 경제가 다시 나빠지면 연준은 유일하게 남은 경기부양수단인 양적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채권매입 규모를 필요에 따라 줄였다가 늘리는 방식으로 양적완화를 상설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신흥국에 대해 "각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의 주식·부동산·채권 등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특히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 등 경상수지 적자국가에서 장기적으로 외국인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신흥국 입장에서는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그럴 경우 경기가 더 나빠지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충격은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됐다"며 "신흥국이 장기적으로 다소 고통을 받겠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금융위기 조짐을 보였던 올 5~6월과 같은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교수는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연준이 채권매입 규모를 줄였을 뿐 기본적으로 돈을 푸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유럽과 일본도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국인 한국의 경우 다른 신흥국과 달리 통화절상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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