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갈비 왜 밥상에 안올라오지…

중국·일본서 미국산 수요 늘자 가격 올라 한우와 비슷
판매량 80%까지 줄기도


요즘 식탁에서 한우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미국산 LA갈비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중국과 일본에서 미국산 LA갈비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물량은 줄어든 데 비해 시세는 크게 오른 탓이다. 13억 중국인이 LA갈비 맛을 알게 되면서 당분간 LA갈비 가격이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올 상반기 소고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미국산 LA갈비는 전년 대비 46.7%나 급감했다. 전체 수입산 소고기 판매가 전년대비 25.7%나 빠진 가운데 미국산 LA갈비의 판매감소폭은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마트 역시 올 6월까지 누계로 LA갈비 매출이 11.1% 빠졌다.

슈퍼마켓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롯데슈퍼는 올 상반기 LA갈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나 급감했다.

올 들어 LA갈비 판매가 이처럼 크게 줄어든 것은 중국인들이 LA갈비 맛을 보기 시작한 것이 주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중국 부유층을 중심으로 소갈비 맛에 대해 눈뜨게 되면서 구이나 찜 할 것 없이 갈비를 먹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LA갈비 수입량은 올 4월 현재 작년 한해 수입량을 넘어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의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 LA갈비 가격이 뛰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판매 부진의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의 경우 LA갈비 원료인 미국산 꽃갈비 도매가격이 1kg당 1만1,500~1만2,000원에 형성됐지만 올해는 1만3,500~1만4,000원 수준으로 20%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한우 1등급(음성공판장기준) 1kg당 1만4,890원에서 올해 상반기 1만2,740원으로 14.5% 싸졌다. 여기에다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한 할인 행사가 잦아지면서 체감 가격은 더 저렴해졌다. 한우 대비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LA갈비의 판촉행사는 뚝 끊겼다.

김원진 GS수퍼마켓 축산팀장은 "작년에는 LA갈비 행사를 10차례 정도 했다면 올해는 3번 정도로 횟수가 확 줄었다"면서 "수입물량은 줄어드는데 가격은 계속 오르다 보니 단가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뿐 아니라 일본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제도가 바뀐 것도 작용했다. 일본의 경우 2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다가 최근 30개월 미만 소로 기준을 확대했다. 국내보다 시장이 큰 일본으로 한국 물량이 다소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일부 국내 수입업자들도 웃돈을 제시하는 중국과 일본으로 미국산 LA갈비를 되팔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상규 이마트 수입육 담당 바이어는 "최근 중국뿐 아니라 일본까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늘고 있어 도매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영 롯데마트 수입육 상품기획자(MD)는 "한우와 수입육은 대체재 성격이 있어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 한 수입육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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