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1년] 연예인 인기비결은 '끝없는 변신'

탤런트나 가수 등 대중스타들은 변화의 천재다. 쉽게 식상함을 느끼는 10대들의 우상은 변신이 필수. 또 파격을 즐긴다. 장르를 구별하지 않는 다재다능을 팬들도 반긴다. 이제 가수나 배우, 모델 등을 굳이 구별할 필요가 없게 됐다. 변화는 쉽지 않다.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또다른 나를 만드는 작업은 고통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은 변화와 자기개발의 아름다운 자기확신이기도 하다.【편집자註】◇조혜련=개그우먼 조혜련이 일을 저질렀다. 최근 결혼 발표로 팬들의 관심을 모으더니 다이어트 비디오에 출연했다. 개그우먼이 다이어트 비디오를 냈다는 자체가 엄청난 변신으로 받아 들여진다. 이 비디오의 최대 강점은 코믹함. 시작부터 다르다. 코믹한 요소를 강화해 기존의 다이어트 비디오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 재즈발레 위주로 코너 중간중간 댄스를 넣은 것도 특이한 점. 시청자들이 아무 생각없이 웃고 춤추면서 다이어트를 하게 된다. 이미 이 운동을 통해 3주만에 5㎏이 줄었다는 조혜련씨는 『먹을 것 다 먹고도 웃으며 살을 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자신. ◇리아=『과격한 모습은 이젠 식상해요. 가만히 서서 불러도 분위기를 압도할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가수 리아가 3집 앨범 「요조숙녀」를 내놓았다. 티이틀곡 「눈물」을 비롯, 「홀로서기」 「슬픈 독백」 등 연인과의 이별 슬픔이 구석구석 묻어 있다. 제도의 틀을 거부하던 이전의 반항아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리아는 이번 음반에서 의도적인 변신을 꾀했다. 사랑의 열병을 앓은 경험을 토대로 직접 썼다는 솔직한 가사와 이한철, 손무현 등이작곡한 음악은 섬세하고 차분하다. ◇차승원=톱모델 차승원이 충무로에 나타났다. 톱모델에서 연기자, MC로 변신한 그가 영화에 도전장을 내민 것. 최근 영화 「버그」(배병호 감독)에 캐스팅된데 이어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이은 간독)에서도 주연으로 발탁됐다. 경력 10년의 패션모델로 그의 스크린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가히 파격적. 화려한 무대위에서는 카리스마적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무대를 내려서면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자기생활을 꾸려간다. 무대위와 아래의 서로 다른 세상을 잘 조화시키는 남자이기에 그의 변신이 반갑게 다가온다. ◇이윤철=아나운서들의 변신에 선봉에 서고 있다. 그동안 스포츠중계등 젊잖은 역할만 맡았던 그가 최근 각종 연예프로그램과 토크쇼에서 연예인 뺨치는 끼를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중. 보수에서 개혁적으로 바뀐 셈이다. 일대 변화다. 『그동안 아나운서 영역을 연예인들이 많이 차지했던 게 사실입니다. 우리 아나운서들도 자신의 재능을 십분발휘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게 변화에 대한 그의 변(辯). <인터뷰>엄정화 "변신은 내 삶 자체" 화장을 하는 그녀의 손놀림은 매우 능숙했다. 아주 짧은 시간에 그녀는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리허설 때의 모습과는 또다른 매력이 풍긴다. 엄정화(27). 연기자, 가수, 배우, 라디오 DJ 등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그야말로 「만능 엔터테이너」. 변신의 귀재라는 이름이 그녀만큼 잘 어울리는 이도 드물어 보인다. 『4집앨범을 내고 하루 3~4시간 밖에 못잘 정도로 바쁘다』는 그녀를 한 음악케이블 공개방송 직전에 만나보았다. 자신의 끊임없는 변신에 대해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변신요? 그것은 제 일이자 삶 그 자체입니다. 현재에 안주하고 싶지 않아요. 팬들에게 끈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스스로도 새로운 느낌을 찾기 원합니다.』 그녀의 노래처럼 막힘이 없다. 『부딪쳐 보자는 소신을 갖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는 말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녀의 소신은 단순히 「부딪치자」에 그치지는 않는다. 변신할 때는 100% 완벽하게 새로움을 추구하자는게 그녀의 소신이며, 원칙으로 유지하고 있는 「이념」이다. 『연기자나 가수, 배우 모두 엄정화라는 동일인이긴 하죠. 하지만 연기자로서의 나와 가수로서의 나는 엄연히 다릅니다』 어디서든 똑같이 느껴지는 게 싫다고 한다. 2집과 3집앨범을 냈을 때 흰 가발이나 파격적인 의상, 화장 등은 비슷한 시기에 출연했던 탤런트 이미지와 확실한 차별화를 두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게 그녀의 설명이고 보면 이말에 무게를 싣게한다. 요즘 그녀는 4집앨범을 내고 지금까지와 또다른 엄정화를 선보이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포이즌」에 이은 「초대」는 상반신을 벗고 찍은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변화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 항상 생각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뮤직비디오가 부분 삭제당하는 진통이 그것. 『(상반신노출에 대해)노래 분위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주저하지 않았다』며 『부끄럽지도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불만이다. 『너무 지나친 규제라고 봐요. 편협된 시각이 불만족 스러울 뿐입니다.』 변신에 대한 그녀의 의지와 욕구를 읽을 수 있었다. 이제 만 5년. 지난 93년 「눈동자」로 가수에 데뷔한 뒤 하는 일마다 성공을 거뒀다. 그녀가 보는 「성공」은 어떨까. 정작 본인은 아쉬움이 많다.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라는 뮤지컬 공연이 특히 그렇다. 『나름대로 준비는 열심히 했지만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숨걸고 하는 프로앞에 어설픈 아마추어가 섣불리 덤비는 격이었지요. 뮤지컬을 다시 한다면 정말 제대로 된 배우로서 도전할 겁니다.』 끊임없는 도전, 다시 하면 보다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의 소리였다. 현재의 「엄정화」는 노래에 맞춰져 있다. 4집앨범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높은데다 데뷔후 처음으로 11월말에 콘서트를 갖기 때문이다. 10대 뿐 아니라 20~30대 직장인들을 위한 새로운 형식의 무대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천년의 유혹」이란 그녀다운 콘서트제목에서 엄정화의 또다른 변신이 기대된다. 다소 지쳐 보이지만 밝은 표정과 싱그러운 미소를 유지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변신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있었다.【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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