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관련주 급속 냉각
공정법 국회통과로 지분매입 가능성 불구삼성물산·SK등 외국인 차익실현에 급락
대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삼성물산ㆍSK 등 대형 인수합병(M&A) 관련주의 주가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주요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면서도 시행시기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 거래소에서 삼성물산ㆍSK 등 주요 M&A 관련주들은 공정거래법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전일보다 5.15% 하락하며 이틀 연속 내림세를 보였고 SK 역시 5.67%나 떨어지며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이탈이 심해 SK의 경우 이날 하루에만 순매도 물량이 80만주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M&A 가능성 무산과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 강화라는 단기적 악재가 대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이라는 장기성 호재를 압도했기 때문으로 평가하고 있다.
잇단 백기사 등장과 외국계 대주주의 보유물량 처분은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켰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정연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과 SK 등은 M&A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외국인들이 지분을 내다 팔면서 향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CLSA증권 역시 “삼성물산의 경우 영국계 펀드의 지분 처분이 기업지배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정거래법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야 하고 의결권 행사가 15%로 제한되는 시기도 오는 2008년이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축소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그룹의 지분 매입의지를 강화시키는 등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그룹사들이 소수지분으로 막강한 권한를 행사하는 것이 힘들어졌다”며 “장기적으로는 지분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입력시간 : 2004-12-10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