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가 정보원 첩자’라며 억류하고 있는 선교사 김정욱 씨가 15일 또다시 북한 매체에 등장해 자신이 국정원의 지원을 받아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날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공개한 평양방송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에서 저와 만난 사실조차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고 황당한 행태”라고 밝혔다.
김 씨가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은 북한이 평양에서 김 씨의 공개 기자회견을 연 지난 2월 27일 이후 50일 만이다. 당시 김 씨는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국정원은 그와 아무 관계가 없다며 부인했다.
김 씨는 이번 인터뷰에서 국정원 간부가 먼저 자신을 찾아와 협조를 요구했다며 “국정원이 선교사들을 협조자로 이용하고 그것도 아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흡수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나는 지금 북쪽의 해당 기관에서 조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재판 기소 단계에 있다”며 가족들에게 안부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이 작년 10월 초 자신을 체포한 뒤 4개월여 동안 정부의 신원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조사 과정에 저로부터 지하교회 교육을 받은 북쪽 사람 33명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애로가 있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이들을 색출하기 위해 그의 신원 공개를 미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김 씨의 인터뷰를 거듭 공개한 것은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그를 대남 비난용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