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예대마진 등 수익성 지표가 악화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이른바 `승자의재앙'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올해 1.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06%로 7분기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NIM은 예금과 대출은 물론 유가증권,카드론 등 예대마진보다 폭넓은 자산을 대상으로 하며 기본 개념은 모든 이자 수익자산에 대해 실제로 발생한 순수 이자율을 의미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NIM은 2003년 2.4분기 2.03%에서 작년 1.4분기 2.35%까지 오른뒤 작년 4.4분기까지는 2.14%대를 유지했으나 올들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예대마진도 작년 4.4분기 2.90%에서 올 1.4분기 2.82%대로 떨어지면서 2003년하반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민은행도 올 1.4분기 NIM이 3.26%로 7분기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기업은행도 올 1.4분기 NIM은 2.73%로 작년 동기 2.84%에 비해 0.11%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은행 신현갑 부행장은 "금리 경쟁에 의한 영향은 1.4분기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며 "올 하반기에 예상대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상쇄될 수 있는 만큼 크게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른바 `은행들의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고 대출금리 인하경쟁이 빚어지는 등 경쟁 양상이 심화될 경우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금융연구원 강경훈 연구위원은 `은행의 우량고객 유치경쟁과 승자의 재앙'보고서에서 우량고객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 우량고객 확보전을 벌일 경우 경쟁에서 이기는게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승자의 재앙'이 될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4대 은행 점유율이 70%안팎으로 시장이 과점 상태인 만큼 경쟁이 한국씨티 등 외국계 은행의 본격 진입으로 촉발되기는 했지만 어느 선에서 자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동원증권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NIM의 하락이 전반적인 추세로 당분간 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적당한 수준에서 경쟁이 멈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