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스마트 워킹' 시대 연다

분당사옥에 '원격 사무공간' 개설… 내달 본격 가동
IT 인프라 활용 재택근무 '기폭제' 역할할까 관심

석호익(왼쪽 세번째) KT부회장과 임원들이 23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스마트워킹 센터 도입 추진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기도 분당 KT본사 직원과 화상 대화를 하고 있다.

KT가 다음 달부터 '스마트 워킹(smart working)'을 본격 도입한다.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가 스마트 워킹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스마트 워킹 시장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KT는 23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9월부터 스마트 워킹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워킹은 재택근무와 모바일 오피스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국내 대기업이 스마트 워킹을 대대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는 이 날 경기도 분당사옥에 스마트워킹센터(smart working center)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스마트워킹센터는 원거리에 사무실을 둔 직원이 업무를 볼 수 있는 원격 사무공간이다. 집이 분당에 있고 사무실이 광화문에 있는 직원의 경우 광화문 사무실로 출근하는 대신 분당 스마트 워킹센터에서 업무를 처리하면 된다.

KT는 분당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고양, 서초 등 9개 지역에 스마트 워킹센터를 추가하고 2012년에는 전국 30개 지역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 향후 상황에 따라 전국 500여개에 달하는 KT 지사에도 스마트 워킹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KT가 스마트 워킹 도입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 워킹 도입도 물꼬를 틀 전망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와이브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IT) 인프라를 갖추고도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분야가 재택근무로 현재 우리나라의 재택근무 비율은 1%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은 재택근무 비율이 15%를 넘어섰으며 일본은 올 연말까지 전체 근로자의 20%를 재택근무 인력으로 채울 계획이다.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의 재택근무 비율은 83%에 달한다.

KT는 스마트 워킹 확산을 통해 비용절감과 업무효율성은 물론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 고령화, 저출산, 저탄소 녹색성장 등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올해 말까지 중소기업 100개를 대상으로 스마트 워킹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산학연 포럼과 스마트워킹 솔루션 공모전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또 BT와 업무협력을 통해 국내에서 개발한 스마트 워킹 모델의 해외 수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석호익 KT 부회장은 "스마트 워킹은 조직문화 혁신, 법제도 정비, IT 인프라와 솔루션 확보,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지만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KT가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오는 2015년 230만명으로 예상되는 국내 스마트 워킹 시장의 절반을 가입자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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