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무대도 '6월 격전'

대작·국내 창작품 잇단 개막
월드컵 열기 속에 '흥행경쟁' 작품성 승부·마니아층 공략
입소문타고 '관객몰이' 기대

미스 사이공

씨저스 패밀리

김종욱 찾기

폴 인 러브


‘결전의 달 6월’ 월드컵 얘기가 아니다. 지단, 베컴, 박지성 등 전 세계 스타 플레이어들이 자국의 명예를 걸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월드컵 기간동안 공연 무대에선 또 다른 전쟁이 펼쳐진다. 미스 사이공, 맘마미아, 지킬 앤 하이드 등 뮤지컬 무대에서 이른바 ‘블록버스터’로 통하는 초대형 작품과 김종욱 찾기, 폴 인 러브 등 이미 입 소문을 타고 화제가 된 국내 창작품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진다. 블록버스터 영화도 피해간다는 6월 월드컵 시즌. 영화는 물론 출판 등 문화계 전체가 몸을 사리는 월드컵 시즌에 유독 뮤지컬 개막일이 몰린 이유는 뭘까. “2년 전에 이번 공연 날짜를 이미 잡아 놓았어요. 맘마미아 작품성이야 이미 널리 인정 받았고, 중장년이 주 관객층이라 월드컵 영향도 크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은 대부분 새벽 경기잖아요.”(신씨뮤지컬 컴퍼니 박명성 사장) 뮤지컬 제작사들은 한국 축구 대표팀 경기가 펼쳐지는 날짜가 부담이 되긴 하지만 독일에서 치러지는 이번 월드컵은 2002년과 달리 주로 새벽에 열려, 정면 돌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구나 남들이 꺼리는 기간에 막을 올려 입 소문을 타면 오히려 월드컵 경기 이후 손님 몰이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상도 6월 개막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에 힘을 더하고 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뮤지컬 마니아 층의 취향을 적극 반영했어요. 6월 공연은 이미 65% 사전 판매된 상태인데 창작 뮤지컬로 개막 전에 이같은 예매율은 대단한 거죠. 작품 결과만 잘 나오면 7월엔 관객이 더 몰릴 수 있을 것 같아요.”(이성훈 CJ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기획마케팅 팀장) 반면 캣츠,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뮤지컬 빅 4 가운데 하나인 미스 사이공은 개막일을 한국 국가 대표팀 조별 경기(6월 13ㆍ19ㆍ24일)가 끝난 6월 하순으로 택했다. “지난 2002년 레미제라블 공연 때도 월드컵 기간과 맞물려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크게 영향 받지 않았어요. 의도적으로 피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팀 조별 리그전과 겹치지 않아 초반 공연에 타격은 크지 않을 것 같아요.”(CMI코리아 홍보팀 여지희 차장)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연장 잡기가 힘든 국내 공연 상황에 비춰보면 공연 제작사로서 월드컵 시기를 가릴 처지는 아니다”며 “국내 뮤지컬 시장의 경우 여건상 초연 때 제작비를 웃도는 수익을 내기는 힘들기 때문에 일단 초기 공연 때 입 소문을 내 놓고 마케팅을 잘해 재공연 시기 때 승부를 거는 일도 많다”고 설명했다. 6월 뮤지컬 무대 격전에서 관객들은 어떤 작품의 손을 들어줄까. 원 교수는 김종욱 찾기와 폴 인 러브, 미스 사이공 등을 꼽았다. 미스 사이공은 국내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빅 4’ 뮤지컬이란 무게가 작용할 거라는 예상이다. 김종욱 찾기와 폴 인 러브는 감각적인 젊은 제작자들이 나서 뮤지컬 마니아 층을 공략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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