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가 레벨업 촉매" 긍정평가

삼성전자가 단일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2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자 여의도 증권가에 환영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가뜩이나 유통물량 품귀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에 자사주 매입 소각까지 가세할 경우 삼성전자의 수급구조가 ‘사자우위’를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가 자사주 매입 소각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 종합주가지수도 900선 안착에 이어 본격적인 상승행진을 이 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외국인투자가들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시점 을 주식매도 기회로 활용했던 사례가 있는 만큼 외국인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품귀현상'으로 증시 상승기류 강화= 이번 자사주 매입을 증권전문가들이 반기는 가장 큰 이유는 ‘수급’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지난달 25일 이후 삼성전자 매수행진을 재개하면서 삼 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 최고 수준인 60.0%를 넘어선 상황에서 자사주 매수세까지 가세할 경우 증시전체의 수급구조가 당분간 ‘매수우위’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유통물량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10%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외국인투자가(60.08%)와 최대주주(13.42%), 자사주(7.02%) 지분이 80%를 넘는다. 여기에 기관투자가 보유분(약 10% 안팎 추정)을 감안할 때 이번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삼성전자의 실질 유통주식 비중은 한자릿수로 떨어지게 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서 증시 전체 시가총액 400조원의 25%를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강세가 종합주가지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투자자 소외현상 가속화= 하지만 증시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강세현상이 ‘우량주 집중 현상’을 강화해 개인투자자의 소외감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해 이후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열풍으로 인해 개인투자자 비중이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집중 공략 하고 있어 결국 자사주 매입의 과실도 외국인들이 독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함에 따 라 자사주 매입시점을 외국인이 매도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2년의 경우 연초부터 3월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오름세를 탔지만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4월에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나타나면서주가가 약세를 보인 사례가 있다. 자사주 매입 발표시점이 삼성카드에 대한 추가출자 결의 시점과 맞물려 이 번 자사주 매입의 명분을 퇴색시킨 점도 ‘옥의 티’로 지적됐다. 주주중시 경영을 위한 ‘2조원 자사주 매입’의 호재가 ‘삼성카드 6,000억원 출 자’라는 악재로 인해 일정 부분 효과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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