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은 외부의 역량을 내부 자원과 잘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경영활동입니다. 앞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활동이 될 겁니다."
1일 서울 미근동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만난 김종국(사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기업간 경쟁이 아니라 삼성 네트워크, 도요타 네트워크처럼 네트워크간 경쟁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네트워크에 속한 중소기업과 함께 크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대기업들 역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동반성장활동이 대기업의 사회공헌활동(SRI)으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동반성장을 두고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나 보호를 위해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양보하거나 정부 혹은 사회적 여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히려 동반성장 활동은 기업의 경영성과를 개선하는 경영모델이라는 점에서 '협력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김 총장은 지난달 동반성장주간(17~21일)을 맞아 세번째 저서인 '협력경영 동반성장(부제 : 새는 날개 하나로 날 수 없다)'을 출간했다. 기업인들은 물론 일반 대중을 상대로 '동반성장' 강연을 해온 김 총장에겐 늘 "동반성장이 도대체 뭐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매년 두 차례 동반성장 인력 양성을 위해 진행하는 '동반성장 매니저 아카데미'에서도 쓸만한 교재가 없었다. 김 총장이 책을 펴내게 된 이유다.
그동안 김 총장은 동반성장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력을 높인 해외 사례들를 자주 얘기해왔다. 그는 독일 화학 대기업 바스프, 스웨덴 산업기계 대기업 아틀라스콥코, 스위스 식품 대기업 네슬레를 찾아가 동반성장 성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가령 바스프는 임직원이 지켜야할 11개 파트의 행동강령을 통해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방지, 부패 방지 등을 약속했다. 아틀라스콥코는 협력사가 지켜야할 10개 의무사항을 정해 아동노동 금지, 인권 존중, 직업·고용 차별성 제거 등의 원칙을 함께 지키고 있다. 김 총장은 "동반성장을 국내 대기업에 대한 규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끔 외국기업도 동반성장을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며 "명성 있는 대기업일수록 경영의 일환으로 동반성장을 체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번 책에)해외 사례를 충실하게 소개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앞서 중소기업청 재직 시절 <중소기업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2012)>, <나는 골목의 CEO다(2013)> 등을 출간했지만 이번 책은 특히 공들여 썼다고 미소를 지었다. 28년간의 공직생활은 물론 지난해 6월 동반위 사무총장 취임 이후 현장을 누비며 켜켜이 쌓은 경험을 꼼꼼하게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원 내 빵집 운영 사업자를 모집하면서 실제 입찰 자격을 대기업 식품업체 두 곳에만 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 과정에서 동반위 권고사항인 '동네빵집 인근 500m 이내 신규 출점'을 위반했던 SPC, 합의사항 위반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고 동반위의 무책임이나 과도한 영업권 침해만을 문제삼았던 언론 등을 사례로 들며 일침을 가했다.
다음달에도 김 총장은 한국경영학회 교수진과 함께 '협력경영'을 주제로 책을 출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