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탯줄혈액) 보관서비스에 이어 성인의 줄기세포를 추출ㆍ배양해 보관하거나 DNA를 보관, 질병예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 성인에게 이식할 때 세포수가 부족해 활용범위가 좁았던 제대혈의 문제점을 해결해줄 기술이 개발돼 제대혈 보관사업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바이오벤처 퓨처셀뱅크는 최근 장래의 질병에 대비해 성인 등의 줄기세포를 추출, 시험관에서 대량배양한 뒤 냉동보관해주는 줄기세포 보관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용은 줄기세포 추출ㆍ배양에 450만원(중배엽세포)~650만원(수지상세포), 보관에 매년 30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서비스는 신청자의 골반 뼈에서 3㏄ 가량의 골수를 뽑아 신경ㆍ혈관 등으로 분화할 수 있는 중간엽줄기세포(MSC)를, 팔뚝 혈관에서 혈액 300㏄ 가량을 뽑아 암세포에 대항하는 면역줄기세포(수지상세포)를 추출ㆍ배양해 영하 197℃의 질소탱크에 보관해주는 2가지. 중간엽줄기세포는 뇌졸중ㆍ심장병 등 질환, 수지상세포는 각종 암 치료에 이용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골수ㆍ혈액 등에 존재하며 뼈ㆍ혈액ㆍ신경세포 등으로 분화되기 직전 단계의 원시세포를 말한다.
DNA 보관 및 검사 서비스 사업도 선을 보였다. 다카라코리아바이오메디칼(대표 이제현)은 산하 한국유전자검사센터를 통해 개인별 DNA 보관 및 검사 서비스에 착수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의 혈액에서 DNA 샘플을 분리ㆍ정제해 서로 다른 2곳 이상의 보관시설(영하 70℃)에 15~수십년간 보관, 유아기ㆍ청소년기ㆍ장년기 등 필요로 하는 시기에 질병관련 유전자검사 등을 실시해 맞춤형 상담(홈페이지, e-메일 등) 등을 제공한다.
암ㆍ고혈압ㆍ당뇨병ㆍ치매 등과 같은 질병 관련 유전자의 이상 유무를 검사해 적절한 식이ㆍ운동요법, 생활습관과 치료법을 알려주고 사고ㆍ미아발생시 가족ㆍ신분확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장은 “생명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검사항목을 계속 추가, 가까운 시일 안에 100가지 이상의 유용 유전자 진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DNA 보관 서비스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신생아 고객유치를 위해 몇몇 대형 병원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 임상검사센터, 풀무원테크 등 건강식품회사, 유아교육기관 등과 연계해 종합 헬스케어의 일환으로 유전자검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톨릭의대 오일환 교수(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팀은 성인에게 2개 이상의 제대혈을 높은 성공률로 이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제대혈의 활용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제대혈은 적혈구ㆍ백혈구ㆍ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줄기세포를 갖고 있어 백혈병 등 혈액질환과 악성종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용한 재료로 인식돼 왔다. 골수를 이식하는 경우에 비해 면역거부반응도 훨씬 적다. 그러나 성인에게 이식하려면 4억개 이상의 조혈줄기세포가 필요한데 한 제대혈에서 2억∼3억개 정도만 추출할 수 있어 주로 체중 30kg 이하 소아환자에게 이식돼 왔다.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진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개의 제대혈을 함께 이식하는 연구를 해왔지만 서로 면역학적 경쟁을 벌여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 결과가 반복됐다.
오 교수팀은 2개의 제대혈에서 얻은 조혈모세포에 제3자의 중간엽줄기세포를 함께 넣어주면 면역경쟁이 일어나지 않아 이식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동물실험에서 입증, 가톨릭대 성모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다. 중간엽줄기세포는 골수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줄기세포로 뼈 연골 근육 신경 등으로 분화할 수 있고 대량증식이 쉽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