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한국, 대한, 현대투신 등 3대 투신사들은 지난 1일 주가하락 방지를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하고 2,000억원 가량을 사들인데 이어 이날도 주가가 초반 상승후 다시 조정으로 돌아서자 우량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를 지속했다.한국투신은 1일의 순매수(900억원)기조를 유지하며 4일에도 500억원정도를 사들였다. 주로 포항제철, 삼성전기 등 엔고수혜주와 수출관련주, 그리고 전기전자관련주가 주요 매수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주말 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던 대한투신 역시 이날 4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는 등 매수우위를 유지했으며, 현대투신도 비슷한 수준의 주식매수규모를 보이는 등 3투신사의 순매수규모가 1,500억원에 달했다.
신대식(申大植) 한국투신 주식운용부장은 『최근 주식형으로 조금씩이나마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등 주식을 살 수 있는 실탄은 아직 5,000억원 정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상황을 봐가며 매수하겠지만 주가가 10포인트이상 빠지고 지수 800선이 위협받으면 저가 매수에 적극 가담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3투신의 경우는 지난달 일부 보유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에 매도자금에다 적으나마 단일펀드의 주식형 전환자금을 포함, 최대 2조원규모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자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명달(金明達) 대한투신 주식투자부장은 『대한투신은 현재 약관대비 주식편입비중이 56%수준으로 앞으로 최고 70%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이라고 말했다.
최고 목표치인 70%까지 주식비중이 높아지면 약 1조2,000억원어치가 새로 편입되는데 이 가운데 절발 정도만 사더라도 6,000억원정도가 될 것이며 한국투신이나 현대투신 또한 비슷한 수준의 주식 매수대기자금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고 金 부장은 설명했다.
이처럼 투신사들이 이례적으로 주가방어에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것은 주가가 추가하락, 800선 아래로 미끄러질 경우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부담이 우려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투신사들의 이같은 주가하락방지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우사태로 야기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과 함께 보험이나 연기금 등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동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만으로는 매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 매수에 대해 투신사들도 마켓메이커(시장 조성자)로서의 역할차원이며 뒤를 받쳐주는 기관이 있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임석훈 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