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율사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변호인단이 18일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검을 방문, 불법 도청 혐의로 구속된 신건ㆍ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1시간 가량 접견했다.
변호인단에 참여한 송영길ㆍ이종걸ㆍ최재천 의원은 지검에서 조사받고 있던 두전 원장을 접견한 뒤 수사팀 유재만 특수1 부장검사를 면담하고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했다.
송 의원 등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구속적부심을 청구하면 검찰이 오래 수사한 자료를 탄핵하기 어려워 오히려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반박 증거를 확보한 뒤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두 전 원장은 도청을 막지 못한 도의적 책임은 지겠지만 결코 불법감청을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며 "국정원장은 정보의 제일 마지막 단계인 `보고' 단계에서 관련 정보를 알 뿐 도청이라는 `생산' 단계는 알지 못한다"고주장했다.
그는 "수백억원을 빼돌린 두산 총수 일가는 국익을 고려했다며 불구속하고 남북화해에 큰 역할을 한 뒤 지금은 일흔이 넘어 관상동맥 수술을 받고 협심증까지 있는임 전원장과 도청장비를 폐기한 신 전 원장을 구속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주장했다.
송 의원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 방문이 검찰 수사에 압력으로 비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래도 할 수 없다. 임 전 원장은 `DJ(김대중) 밑 임동원'이라 불릴 정도로 국민의 정부 시절 남북 화해에 물꼬를 튼 인사였다. 도의적으로봐서도 변호를 맡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답했다.
최재천 의원은 "임 전 원장 공소 사실 8개 중 신문한 건 3개밖에 없었다고 한다.
국정원 직원들을 카페에서 만난 적 있느냐고만 묻고 왜 만났는지는 묻지도 않고 영장을 청구하는 등 아주 안이하게 수사했다"며 검찰 수사를 비난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 이 모씨가 3~4일 조사받고 한나라당 도청 문건을 자기가 들었다고 진술했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시기에 8국에서 근무하지 않아 검찰도 조서를 파기했다고 하더라"며 수사가 진술에 의해서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 의원 외에 김종률, 유선호, 조배숙, 임종인, 이원영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 11명은 전날 두 원장의 변호인단을 구성했고 다른 의원들도 조만간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