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뭘 만들기보다 사고치지 않는게 더 중요"

아르헨티나 동포간담회서 강조

아르헨티나를 공식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방문 첫날인 14일 오후(한국시간 15일 오전) 동포간담회를 갖고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며 자신감을 불어넣는 데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한국도 부도가 난 나라였고, 아르헨티나도 부도에서오락가락한 나라"라며 두 나라가 겪었던 외환위기 등 공통점을 거론한 뒤 미주개발은행(IDB) 가입을 통한 한국 기업들의 남미 현지 사업참여 확대 등 남미 순방 목적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아르헨티나가 엄청난 자원부국 임을 의식한 듯 "중국은 지금자원 협력이 활발해 식량자원을 싹쓸이하고 있다. 한국도 그렇게 가려고 한다"며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한국경제 많이 걱정되시죠"라고 되물으면서, 북한의 강경한 `핵 카드' 사용에 대해 "전략전술적 몸부림"이라고 평가하고 "한마디로 걱정하지 마십시오. 잘 관리하겠습니다"라며 교포들의 불안감 해소에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2002년 대선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6% 경제성장을 내놓길래 저도 약이 올라 7%로 올려 내놨는데 7%는 커녕 지난해 3%대, 올해는 5%에 그쳐 매를 맞아도 싸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경제가 붕괴한다고 말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2001-2002년 많이 땡겨 썼다"며 신용카드 남발 등을 통한 선(先)소비 확대 등 경기부양책의 후유증을 설명한 뒤 "그래서 2003년 소비가 마이너스로 갔고 돈 빌려준 금융권이 휘청했으며 더 컸으면 한국경제가 휘청할 뻔 했다"고 우려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들한테 말도 못하고 카드회사들이 자빠질듯 자빠질듯 하는 것을 자빠지지 않도록 하면서 그렇게 풀고 왔다"며 '뒷수습' 과정에서의 애로점을 털어놓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카드발 금융위기는 작년말로 다 정리됐고 한두 사고로는 끄떡없을 정도로 정리됐으며 부동산, 금융권도 대체로 안정됐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을 강조하면서 "제 임기가 끝나면 특혜, 독점은 거의 없어질 것"이라며 "특히 (부정부패 등의) `부' 자(字), (독점등의) `독' 자는 없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98년 IMF(국제통화기금) 같은 큰 사고라도 국민이 땀흘려 다 복구시켜줬고, 주택 200만호 (건설경기부양) 후유증이 있었지만 국민이 다극복시켜줬다"며 "나도 사고를 하나 칠까 하다가도 지금은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획기적으로 뭘 만드는 것보다 사고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언제나 새로운 시련은 다가올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능력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김범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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