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게리 린ㆍ리처드 라일리 지음/ 청림출판 펴냄
“일상적인 업무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경영스타일로는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경영진이 도움은커녕 훼방만 놓는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고위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때는 팀원들이 피와 땀을 쏟겠다는 열정을 보였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팀 전체에 칭찬과 보상이 돌아갔고 문제가 생기면 최고 경영자가 그것의 해결을 위해 재빨리 움직였다.”
시장에 공급과잉 압력이 날로 거세지면서 소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신상품 개발을 위한 기업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할 수 잇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스티븐스 공과대학의 교수인 저자들은 최근 펴낸 `블록버스터(Blockbusters)`에서 `조직이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블록버스터는 에디슨같은 천재들의 영감에서나 나올 수 있거나 기존의 것과는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새로운 발명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품의 상품 주기설의 과정에서 수명을 다 마친 제품을 대신할 제한적인 의미의 새로운 상품을 의미할 뿐이다. 그러나 이들 상품이 기업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의미에서는 그 중요성이 결코 천재에 의한 `획기적인 발명품`에 뒤지지 않는다.
저자들은 지난 10년동안 700개의 독특한 프로젝트중 611개를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내기 위한 5가지 황금률을 제시한다. 저자들이 연구한 프로젝트중에는 컴퓨터의 집 드라이브나 스테이플러, 코닝의 광섬유처럼 성공한 100개의 프로젝트는 물론 IBM의 PC처럼 실패한 제품을 만들어 낸 215개의 연구과제, 평범한 결과만을 낸 296개의 연구과제가 포함돼 있다.
저자들은 우선 `고위 경영진의 적극적인 참여`를 신제품 개발 성공의 일차적인 관건으로 꼽는다. 이는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진 목표지향적인 리더의 중요성이 얼마나 주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1994년 집 드라이브의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끈 아이오메가의 최고경영자인 킴 에드워즈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700명의 근로자중 절반이 해고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새로운 제품의 비전을 제시하고 프로젝트을 꾸준히 지원함으로써 직원들의 좌절과 동요를 막을 수 있었다. 결국 프로젝트 개발에서 최고 경영자는 모든 사람의 노력을 하나로 묶는 치어리더이자 조정자, 문제 해결사,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개발과정에서 분명하고 일관된 원칙`을 준수하는 일이다. 이는 프로젝트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기둥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고위 경영진과 팀원 모두가 동의한 원칙과 기준은 상품출시 이전부터 변함이 없어야 한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IBM PC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1년안에 애플을 따돌린다`는 확고한 프로젝트 기둥 덕택에 성공했다. 최초에 프로젝트 허가를 위한 설명에서 사용된 차트의 80%가 최종 출시승인을 위한 미팅에서 그대로 사용됐을 정도였다.
또 `끊임없는 실험과 재빠른 피드백`도 중요하다. 실험은 고객마음에 딱 맞는 원형을 개발할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형을 최대한 빨리 출시, 어떤 고객반응을 얻어내느냐하는 것인데 그 다음에는 후속 원형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계속 제작해야 한다.
`효율적인 정보교환`은 블록버스터 개발의 필수 요건. 정보교환 시스템을 운영한 애플 IIe팀은 신생기업인 애플에게 엄청난 성공을 안겨주었으나 반대로 정보가 단절됐던 애플의 리사팀은 회사를 침몰 직전까지 몰고갔다. 애플 IIe 시절 애플은 회의실을 `전투실`이라고 불렀는데 여기에는 팀원들은 물론 외부 의견도 모두 게재됐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협력을 위한 노력`이다. 이는 신제품 개발에서 거의 90%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결정적인 요소다. 예컨데 마감일은 팀워크와는 전혀 상관없이 보이지만 팀에 열정을 심어주며 사소한 갈등과 같은 다른 문제를 잊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네가지 요소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팀워크를 이끌어내기가 더욱 쉬워진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