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빅3 당권경쟁 달아오른다

손학규, 춘천 칩거 끝내고 정계복귀 선언

손학규(왼쪽) 민주당 상임고문이 15일 오전 2년여간의 강원 춘천생활을 정리하며 기자간담회를 갖은 자리에서 이광재 강원지사와 막걸리 러브샷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15일 2년여간의 강원 춘천 칩거생활을 마감하고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하며 서울로 돌아왔다.

이를 신호탄으로 기존 정동영 상임고문, 정세균 전 대표 등 이른바 '빅3'의 공식 행보가 본격 전개되는 양상이다.

세 사람 모두 '진보적 가치'를 주요 화두로 말하지만 기존의 주장 및 정부의 '친서민' 구호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손 고문은 이날 춘천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데올로기적 구호를 통해 말하기보다 실제 생활에서 진보적 가치를 실천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복귀 일성을 밝혔다. 이는 최근 '담대한 진보' '따뜻한 진보' 등 진보적 가치를 담은 구호의 홍수 속에 실천으로 보임으로써 다른 이들과의 차별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모습을 보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세종대왕 리더십'을 표방하며 "생활 속에서 국민 입장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이날 홈페이지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와 8ㆍ15 65주년을 기리며'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민족 자주권의 대원칙을 천명한 '6ㆍ15 정신'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내 민족의 자주적 권리를 되찾기 위한 오랜 투쟁의 결과인 '8ㆍ15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정신'을 내세워 전통적 지지층을 얻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 전 대표도 지역구인 전북 무주ㆍ진안ㆍ장수 지역의 위원장 후보로 등록하는 등 지지세를 넓히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따뜻한 진보'를 슬로건으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당대회 대의원인 지역위원장 선출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도 중복될 뿐 아니라 정부의 '친서민' 구호 등과 큰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구호만 넘칠 뿐 그 속에서 무엇이 다른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 고문도 이를 의식한 듯 이 자리에서 "정부가 이를테면 용산 참사를 처리하는 방식이 친서민적이었는지 따져야 한다"며 "서민을 정책과 정치의 도구로만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