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노 미 재무장관에 이어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중국 위앤화 절상 압력에 가세하면서 미국이 공식적으로 위앤화 환율에 개입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린스펀은 중국 정부가 계속적인 달러 매입을 통해 억지로 위앤화 가치를 저하시키고 있다며 결국 무한정 달러를 사들일 수 없기 때문에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그는 결국 중국이 일정 시점에서 위앤화의 변동환율제 채택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에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부 교역국들이 인위적으로 낮은 위앤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관건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절상 압력이 중국의 내부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스펀은 또한 일본 한국 타이완 등도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상당부분 인위적인 환율시장 개입에 따른 결과라며 아시아 국가 전반의 환율 정책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그가 중국 외에 아시아 국가를 거론했지만 결국 초점은 중국에 맞춰질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중국에 대해 막대한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던 터에 위앤화마저 저평가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섬유업을 위시해 미국 업계에서는 필사적으로 중국 위앤화 가치 절하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필사적으로 미 의회에 대한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
IEDA 글로벌닷컴의 신흥시장 투자전략가인 아닌다 차터지는 “위앤화 페그제와 관련 미 제조업체의 로비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다”며 “미 의회와 정부에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린스펀 발언을 기화로 위앤화 절상 압력 분위기를 국내외에서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오는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 재무장관(G7) 회담에서 위앤화 문제를 공식 의제로 채택하거나 아니면 공동 성명에 강력한 메시지를 담음으로써 위앤화 절상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식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