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새 사냥용 엽총으로 여덟 명이 목숨을 잃는 참극이 발생하면 총기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다. 특히 정부 등록 총기 이외에 적어도 수만정의 불법 총기류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 숨어 있다는 주장도 나와 심각성이 더하고 있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 경찰서 등에 등록된 총기는 모두 16만3,664정에 달한다. 종류별로 보면 수렵용인 엽총(3만7,424정)과 공기총(9만6,295정)이 13만정으로 가장 많다. 이 밖에도 가스발차총·마취총·산업총·권총·소총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수렵허가시즌(2014년 11월20~2015년 2월28일)을 맞아 8만여정이 개인에 반출돼 사용 중이다. 지난 25일에 이어 이날 총기사고에 사용된 것은 모두 사냥용 엽총이다. 엽총은 총탄 한발에 많게는 쇠구슬이 120개나 들어있다가 한번에 퍼져나가 멧돼지도 단번에 죽일 정도로 위력이 막강하다. 이날 범행에 사용된 총기도 쇠구슬이 여덟 개 들어 있는 '00B'탄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엽총은 보통 정당 300만~400만원 정도에 달하지만 중고는 80만원대에도 매매된다. 수렵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전국의 수렵면허소지자는 1만5,000여명으로 매년 1,000명이 면허를 새로 획득하고 있다"며 "수렵과 별도로 조류퇴치용의 경우는 총기를 자유롭게 소지할 수 있어 사고에 노출될 위험도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불법 총기다. 최근 5년간 불법소지했다가 회수된 총기가 2만2,000여정에 달하는 점을 볼 때 실제로는 얼마나 더 있을지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컨테이너 등 대형 화물 속에 숨겨져 밀수되거나 부품형태로 국내에 들어오는 살상형 총기도 상당수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총포사를 통하지 않고서도 인터넷을 통해 밀거래되거나 레저형이거나 장난감 총의 위력도 갈수록 강화돼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3D프린터를 통해서도 총기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찰 당국이 총기류 단속의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