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놓듯 완성한 꽃과 풍경들

김홍주 교수 소격동 국제갤러리서 개인전

김홍주의 신작.

"그림은 그림일 뿐,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죠. 사람들이 그림에서 자꾸 상징이나 의미를 읽으려고 하는데 그림을 꼭 메시지를 전하는 언어로만 보지 말아주세요. 기호가 아닌 시각적 대상으로 볼 수도 있잖아요?" 회화의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해 온 화가 김홍주(65ㆍ목원대 교수)는 꽃과 풍경 등을 주로 그린다. 그가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을 그릴까'가 아닌 '어떻게 그릴까'의 문제다. 극세필을 이용해 캔버스의 결을 따라 한땀씩 수놓듯 완성한 그림은 '붓으로 무엇인가를 그려나가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그 때문에 그의 그림에서는 상하좌우가 큰 의미가 없다. 제목도 없다. 어떤 특정 제목을 붙이면 사람들이 제목에 따라 고정관념을 갖고 그림을 받아들이게 될 것을 우려해서다. 소재에 의미를 두지 않는 작가의 산 풍경 또한 특정 장소가 아닌 작가의 마음속에서 생각한 일종의 '관념산수'다. "관념 산수를 나쁘게 생각하는데 왜 영화 '아바타'에는 홀딱 반하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그림은 그림일 뿐 상상력이 반영이 중요합니다."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에서는 꽃 그림과 풍경화 등 근작 외에 1990년대 작업했던 글자 그림도 볼 수 있다. 글자 그림 속 글자들 역시 어떤 특정한 의미가 있기보다는 그저 시각적인 대상으로서 글자의 모양을 빌려온 것이다. "제 그림에서 상징적인 걸 발견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꾸 제 그림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제 그림은 가장 이해하기 쉬운 그림이에요. 그냥 저런 그림이구나 하고 편하게 봐주시면 돼요." 전시는 30일까지. (02)733-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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