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새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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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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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저만 나오면 낯 뜨거워서유."
시선을 왼편으로 떨어뜨리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작은 아버지가 지어주셨다는 한글 이름이 인상적인 배우 송새벽. 최근 개봉돼 화제만발인 영화 <방자전>(감독 김대우ㆍ제작 바른손, 시오필름)에서 변학도를 맡아 관객을 쥐락펴락했다. 세 번 영화를 감상했는데 그때마다 관객들이 자신을 보고 웃는 게 영 어색했던 모양이다.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것도, '충무로의 희망' '리틀 송강호'로 불리는 것도 실감나지 않아 보였다.
실제 마주 앉은 그에게는 어눌해 보이면서도 다혈질인 변학도의 모습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했다. 느릿한 말투는 변학도와 닮았지만 수줍은 미소에는 그 어느 틈에도 변학도는 없어 보인다. 변학도 캐릭터의 변화가 드라마틱한 덕에 송새벽의 연기력이 눈에 띄는 주막신에 대해 "한방에 갔어야 했는데 4,5테이크씩 갔어요. 연극에서도 여자를 때린 적이 없는데 얼굴이 주먹만한 (조)여정 뺨을 때리니, 아유, 기분이 묘했어요. 나, 참…"이라고 말했다.
송새벽은 배우로는 이제 막 이름을 알렸지만 연극에서는 잔뼈가 굵었다. 연기와 인연은 1998년 군산대 철학과에 들어가며 시작됐다. 아는 형의 권유로 시작한 동아리 활동이 연극동아리였고, 그 분위기에 매료되어 푹 빠졌다. 바로 극단생활도 시작했다.
"무대에 섰을 때의 희열이랄까요. 그 '파닥파닥'한 느낌이 좋았어요. 저도 모르게 '쑥' 빠졌지요."
군 제대를 한 스물넷의 송새벽은 가방 하나 달랑 메고 서울역에 도착한다. 밥을 굶는 시대는 아니니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뒤 그야말로 무작정 상경한 것. 지하철을 타고 혜화역에 내려 극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신문배달 계단청소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배우로 활동했다. <날 보러와요><해무><사랑합니다> 등 1년에 3,4편씩 꾸준히 활동했다. 송새벽은 연극을 관람하러 왔던 봉준호 감독의 눈에 띄어 영화 <마더>에서 세팍타크로 형사로 데뷔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송새벽은 연기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수줍음을 걷어내고 안경 너머 눈을 빛냈다. 그는 "제가 연기를 하는 이유가, 인생을 알아간다는 데 있거든요. 관객이 시대의 얼굴 같아서 생활이 어려워도 힘든 줄 몰랐어요"라고 말했다.
송새벽은 영화 <해결사>의 촬영도 마치고 최근 영화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존경하는 선배는 강신일.
"제가 연우무대 오디션 볼 때 심사위원이셨어요. 같은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이에요. 밥도 잘 사 주시고… 아, 밥 때문에 존경한다는 건 아닙니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