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향TV 잇달아 선보여

화면으로 진료 받고… 고민 상담하고…
케이블·IPTV업체 노래방·뱅킹서비스등 하반기 본격 출시 예정


서울 대치동에 사는 최유나(37)씨는 저녁을 걸러 배가 출출하자 텔레비전을 켰다. 지역 케이블방송인 'GS 강남방송'을 통해 간식거리를 주문하기 위해서였다. 예전에는 주변 상가 전화번호책을 찾아 주문하는 등 불편했지만 지금은 리모컨을 텔레비전 화면에 갖다 대고 누르기만 하면 된다. 피자ㆍ통닭 가게 등과 자동으로 전화가 연결되는 것이다. 동네에 있는 맛집을 클릭하면 대치동 일대 레스토랑부터 설렁탕집까지 순서대로 보여준다.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준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전화요금은 공짜다. 경희대병원에 입원한 황모(서울 신영동)씨는 자신의 개인TV를 통해 병원 침대에 누워서 자신의 몸상태를 TV화면을 통해 의사에게 설명을 듣고 최신 영화ㆍ음악ㆍ홈쇼핑 등을 즐긴다. 경희대병원이 최근 LG CNS와 손잡고 입원환자 병상 150개에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터넷(IP)TV를 시범 설치했기 때문이다. 지상파방송은 물론 60개 케이블채널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뿐만 아니라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처방전달시스템(OCS) 등과도 연계돼 있어 환자가 자신의 병상에서 의사의 설명과 함께 각종 의료정보와 차트를 열람할 수 있다. TV를 통해 타로점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채널동아는 시청자가 전화(060-606-6800)나 홈페이지(www.tarotlive.kr)를 통해 고민을 말하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새벽 1시부터 2시까지 한 시간 동안 상담가가 실시간으로 타로점을 보고 고민을 상담해 주는 쌍방향 형식의 프로그램 '타로 라이브'를 시작했다. 각본이나 리허설 없이 시청자의 애정문제ㆍ직장상사와 갈등ㆍ주식투자 등 각종 고민을 경력 5~10년 이상의 국내 최고 타로점 상담가 네 명이 풀어본다. 이처럼 방송과 인터넷을 결합한 쌍방향TV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디지털TV의 쌍방향 특성은 VOD와 데이터방송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영화ㆍ드라마ㆍ애니메이션ㆍ교육 등 1만개가 훨씬 넘는 콘텐츠로 가득한 VOD 채널은 실시간 방송이나 영화관에서 아깝게 놓친 프로그램들을 내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얼마든지 다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비디오처럼 빨리 감기, 되감기 기능이 있어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날씨ㆍ은행ㆍ게임ㆍ증권ㆍ건강 등 온갖 생활 정보로 가득한 데이터 방송 또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한다. 움직이는 화면이 아니라 정지된 화면을 의미하는 데이터 방송은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는 채널을 비롯, 구청 홈페이지와 연계해 TV를 보며 민원을 처리하는 채널까지 갈수록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케이블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케이블업계가 피자주문 서비스, 노래방서비스 등 쌍방향 TV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많은 시도를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수준"이라고 밝힌 후 "하지만 최근 케이블업계가 각종 은행과 국내 주요 증권사 사이트와 연계해 마치 폰뱅킹처럼 거래하는 뱅킹서비스 등 각종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고 IPTV업체들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쌍방향 TV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올 연말께면 대부분의 TV를 통해 다양한 쌍방향TV 서비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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