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차량용 블랙박스가 국가표준(KS)로 인증받으려면 85도 이상 고온에서 버텨야 하고 영상 녹화파일을 삭제한 흔적을 표시해야 한다. 여름철 폭염으로 차량 내 블랙박스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과 사고 때 일부러 영상파일을 삭제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자동차용 블랙박스 KS인증 기준을 강화하는 고시안을 마련해 오는 8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강화된 내용에는 기존에 없던 고온방치 시험을 추가했다. 앞으로 판매하는 블랙박스는 전원을 끈 채로 85도 이상 고온에서 16시간 이상 버틴 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KS인증을 받을 수 있다. 또 전원을 켠 채 시행되는 고온동작 시험의 온도 기준도 60도에서 70도로 올라간다.
인위적으로 영상파일을 삭제할 때도 블랙박스에 표시하도록 했다. 기존 기준에는 블랙박스 영상파일의 위·변조 사항만 표시하게 했으나 앞으로는 블랙박스의 파일 일부를 삭제하면 알람 등을 통해 삭제 여부를 알려야 한다.
영상화면을 저장할 때 복사화면이 있어도 KS인증을 딸 수 없다. 블랙박스는 사고 영상을 담을 때 초당 20장 이상의 영상을 저장해야 한다. 일부 블랙박스가 이미 촬영된 사진을 다시 복사해 개수만 채워넣는 방법으로 기준에 맞추는 꼼수를 써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증 기준을 높였다.
블랙박스 업체들은 8월 개정된 KS인증이 시행되면 11월까지 높아진 기준에 맞춰 성능을 보완해야 한다.
최성준 산업부 전자정보통신표준과 과장은 "이번 KS인증 기준 개정으로 블랙박스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향상돼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도움을 줄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