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회사들이 ‘제살깎기’ 식으로 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서면서 수익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선물업계에서도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경쟁력 없는 회사들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선물회사들은 지난 2003 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에 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01년 선물 거래량이 급증한데 따라 24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고점을 찍은 이후 2002년(순이익 134억원)에 이어 2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이는 선물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 인하에 나섰기 때문이다. 선물시장 개장 직후인 1999년 계약당 1만2,000원 수준이던 3년 국채선물의 평균 수수료 단가는 2003년 현재 3,814원으로 4분의 1로 줄었다. 일부 선물회사의 경우 3,000원까지 인하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회사들의 수익원이 전적으로 중개 수수료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 같은 수수료 인하 경쟁은 결국 수익 악화로 이어져 선물업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털어놓고 있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일부 계약직 선물 브로커의 경우,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다보니 박리다매식으로 수수료를 깎아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관 중에서도 일부 외국계 은행들은 선물회사들에게 수수료 입찰을 요구해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과 거래를 하는 등 수수료 인하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선물업계 관계자는 “선물회사끼리 암묵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기도 하지만 고객과의 거래관계를 중시하다 보니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수수료가 낮아지면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선물회사들도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없는 업체들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