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 스마트폰 지급했더니… "업무처리 시간 줄고 소통 확 늘었죠"

모바일 결제통해 시간 낭비 2배 이상 줄어
오류 발견시 즉시 담당자와 연결 해결하기도


3D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클로의 부정혁 대표는 지난해까지 일주일에 한번씩 열던 전체 직원회의를 최근에는 왠만해선 열지 않는다. 부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차례로 지급한 이후 전체회의는 한달에 한번 정도 갖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범용 어플리케이션과 기본 기능만으로 직원들이 외부에 나가서도 이메일이나 업무에 대한 문의에 실시간으로 답변하고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져 회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차가 있는 해외법인의 주재원과 업무를 처리할 때 스마트폰은 더욱 빛을 발한다. 부 대표는 "미국에 있는 직원과는 시차 때문에 직접 통화가 힘들어 이메일로 업무를 처리하지만 이마저도 퇴근 시간이 달라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이후 실시간으로 메일 확인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중소ㆍ벤처업계에 스마트폰 열풍이 일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직원들이 업무를 실시간 공유하면서 업무처리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과 통신 시스템을 연계해 비용절감 효과도 누리고 있다. 업체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기능은 바로 모바일 결제다. 지난 3월 부장급 이상 임직원 37명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한 서울통신기술은 자체 그룹웨어를 이용해 모바일 결제를 활용하면서 결제에 걸리는 시간이 두 배 이상 줄어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부장이상 간부들의 경우 외부업무가 많아도 하루 평균 40~50건의 업무 관련메일을 처리해야 한다"며 "실시간으로 결제가 이루어지면서 평균 이틀 가량 걸리던 결제시간이 반나절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젊고 사업과의 연관성도 높은 IT벤처기업의 스마트폰 활용은 보다 적극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스마트폰을 지급해 현재 직원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유저스토리랩은 메일이나 결제는 물론, 서비스하는 웹사이트의 제어까지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다. 김봉간 기획이사는 "지난 주말 저녁에 회사 사이트인 '트윗믹스'가 주요 정보를 제대로 수집하지 못하는 오류를 발견해 개발자에게 전달하자 담당직원이 즉석에서 스마트폰으로 웹사이트의 터미널에 접속해 오류를 바로 잡았다"고 말했다. 웰크론은 지난 1월초 계열사를 포함한 약 100명의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면서 통신비 처리시스템을 함께 정비해 통신비용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계열사를 포함해 회사 내에서 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거는 통화는 인터넷전화요금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이를 회사에서 전액 부담하고 있다. 국내 통화는 20%, 해외 요금도 60%나 낮아져 직원들의 통신비를 지원하게 된 것이다. 박재철 전산팀장은 "창고에서 오래 지내는 물류담당 등 직원들이 자리에 없어도 자유롭게 통화를 하면서 통화량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국제전화가 월 1,000건에서 1,200건으로 느는 등 전체 통화량이 약 20% 늘어났지만 회사에서 지불하는 통신비는 예전보다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같은 비용으로 직원들의 통신비도 보조하고 소통도 더욱 활성화된 셈"이라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다만 직급에 따라 스마트폰 활용의지에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업무시간에 증권매매프로그램(HTS)을 사용하거나 사실상 근무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일부 문제점도 있다고 전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거부감이 있는데다 기기 자체의 한계 등으로 업무 보조수단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결국 더 많은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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