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건설 1,600평 봉정실업에 일괄매각/재분양가격 3배나 부풀려 투자자 울상성지건설이 성남 분당에 짓고 있는 월드유통의 지하상가 분양가가 최초 분양가에 비해 3배 이상 부풀려져 일반투자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분양가 폭등은 성지건설이 편법으로 월드유통 지하상가를 일괄 분양하고 분양을 받은 업체에서 3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재분양한데 따른 것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지건설은 지난 4월 월드유통 지하상가 1천6백평을 서울의 분양대행업체인 봉정실업에 평당 5백만원선에 일괄 분양했으나 봉정실업은 이 지하상가를 평당 1천5백만∼1천8백만원에 재분양하고 있다.
봉정실업이 이같이 높은 가격으로 재분양할 수 있는 것은 ▲월드유통 지하상가에 대형 할인매장인 까르푸 입점이 확정된데다 ▲지하철 8호선 오리역과 연결돼 있고 ▲주변에 법원과 주택공사, 농수산물유통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봉정실업은 분양을 중개하는 대가로 평당 1천만원씩, 모두 1백60억원의 차액을 챙길 수 있게 된 반면 일반투자자들은 그만큼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이같이 재분양 가격이 1차 분양가격에 비해 턱없이 높은 것은 성지건설이 편법으로 월드유통 지하상가를 봉정실업에 일괄 매각했기 때문이다.
성지건설은 원만한 공사 수행과 투자자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대한부동산신탁에 개발을 위탁, 시행과 분양은 대한부동산신탁이 맡고 시공은 성지건설이 맡는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대한부동산신탁은 월드유통 공사나 분양에서 「얼굴마담」구실에 머무를 뿐 성지건설이 개발과 분양 등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부동산 신탁사들은 이 분양대행사를 선정해 분양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나 성지건설은 투자자금의 조기회수를 명목으로 봉정실업에 일괄 매각, 분양가 폭등을 방치한 셈이 됐다.
성지건설 관계자는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싼 가격이라도 일괄매각할 수 있다면 매각해 자금을 조기회수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면서 『월드유통의 경우 그 가격에 분양을 해도 사업성이 있기 때문에 분양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상가를 분양할 경우 분양대행사에 6∼10%의 마진을 보장해 주는 선에서 분양가를 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재분양가격이 3배나 폭등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의아해했다.
월드유통은 성남 분당구 구미동 159번지 7천4백95평에 지하 4층∼지상4·5층 건물 3개동으로 구성되며 지난해 4월 착공돼 내년 10월 완공 예정이다.<정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