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배 기운다" 보고만 … 구호조치 전혀 안해

1등 항해사, 선사와 5차례 통화

세월호 침몰 당시 승무원들이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위기상황을 알리는 데만 급급하고 승객을 구하려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검경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사고 당시 선사 측과 통화한 1등 항해사 강모씨는 "회사에 배가 기울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당시 선장 이준석씨의 지시를 받아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구조요청을 한 당사자다.

강씨는 오전9시1분 진도 VTS에 구조요청을 한 뒤 오전9시35분까지 선사 측과 다섯 차례에 걸쳐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강씨는 위기상황을 회사에 수차례 알리면서도 구호조치는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사 측 관계자 역시 30여분간 승무원과 통화하며 별다른 구호조치를 지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마지막 통화 후 10여분 뒤 조타실에 함께 있던 선장 등 승무원 7명과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 구조정에 올라타 탈출했다. 이들은 매니저 강모씨에게 "그 자리에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내도록 지시한 뒤 그대로 머무르다가 40여분 만에 탈출을 완료했다.

수사본부는 승무원들의 이해할 수 없는 이 같은 행동을 밝혀내기 위해 구조된 필리핀 가수 부부와 생존 승객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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