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경험했듯이 폭락장에서는 실적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만이 팽배할 뿐이다. 하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냉정을 찾고 나면 결국 좋은 주식은 자기 가치를 찾아 반등하게 마련이고 이 때 투자자들은 다시 실적에 주목하게 된다.
상장ㆍ등록 기업들이 1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2ㆍ4분기 실적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미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거나 전년 동기에 비해 큰 폭의 실적 호전을 기록한 기업들 중에서 2분기에도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즉 1ㆍ2분기 연속 실적 호전주의 주가 상승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대우ㆍ삼성ㆍLG투자증권 등 국내 3개 증권사의 분석 대상 종목 가운데 공통적으로 1ㆍ2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기업을 뽑아본 결과 삼성전자를 비롯해 모두 15개 기업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1ㆍ2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하거나 1분기 실적 개선에 이어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에 비해 100%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최근의 폭락장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빠져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메리트가 뚜렷한 종목들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호재인 싼 주가와 더불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이들 종목이 폭락 이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증시를 이끌 주도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데이콤은 3개 증권사가 모두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콤은 1분기에 선로 등 처분손실 103억원을 반영하고도 시장의 예상치보다 월등히 높은 1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유휴자산 비용처리 등 구조조정이 일단락돼 영업외수지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이수페타시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충족하는 4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85.9% 증가했다. 이는 3대 주력 제품인 통신장비용, 휴대폰용, 초박막액정화면(TFT-LCD) 모듈용 인쇄회로기판(PCB)의 매출이 30억원 이상씩 늘었기 때문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시스코로 납품되는 통신장비용 PCB가 2분기에도 월평균 50억원 이상씩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휴대폰용 PCB도 LG전자의 CDMA 물량 증가로 수주량이 늘고 있어 이후에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이수페타시스와 함께 PCB사업을 하는 코스닥시장의 인터플렉스도 3개 증권사로부터 모두 2분기 영업이익이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터플렉스는 주력인 연성 PCB의 기술 수준이 국내 및 타이완 기업보다 우수하며 일본 기업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국내 증권사는 물론 외국계인 JP모건ㆍING증권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JP모건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터플렉스가 생산하는 연성 PCB의 80% 정도가 삼성전자로 납품되고 있어 매출처가 안정적이며 앞으로 삼성전자 이외에 해외시장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대덕전자, 엔씨소프트, 삼성전기, 주성엔지니어링 등도 긍정적인 의견이 이어지고 있는 등 실적 호전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