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PDP 증설계획 '시름만 깊어라'

세계 PDP 1위를 자부해온 삼성SDI가 물량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에 미적거리다 결국 일부 제품에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PDP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연내 4기 라인을 신설,내년초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올해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평면 디지털TV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PDP 물량을 최대한 늘리려는 의도다. 삼성SDI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정화 부사장도 지난 1월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개최한 기업설명회에서 "PDP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어 생산량 확대가 최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삼성SDI는 4기 라인 신설에 나서기는 커녕 투자금액 및 시기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금액이 5천억원이다' 등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이처럼 신규 투자 계획이 장기간 맴도는 것은 `LCD 왕국'을 꿈꾸는 삼성전자의행보에 주목하는 삼성그룹의 움직임에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PDP, LCD 등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에 따라 그룹내에서전체적인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고 신규투자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대신 삼성SDI는 기존 3기 라인의 공정을 상반기내 4면취에서 6면취로 전환하는작업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생산능력 증대 효과는 월 7만장에 불과해 1기,2기 라인을 포함한 삼성SDI의 월 최대 PDP 생산능력은 29만장에서 36만장으로 증가하는 데 그친다. 이에 따라 올들어 큰 폭의 가격 하락으로 PDP TV에 대한 국내 수요가 급증하고있으나 삼성SDI는 42인치 SD급 PDP 등 일부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반면 LG전자, 일본 마쓰시타 등 경쟁업체들은 `PDP 올인' 전략을 가동, 물량 확대에 한층 속도를 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2천억-3천억원 규모의 구미 A3 PDP공장 2단계투자를 진행, 올해 하반기 월 55만장 양산체제를 구축키로 결정했고, 일본 마쓰시타도 지난 1월 한국의 경쟁사들을 따돌리기 위해 1천800억엔(15억달러)을 투자해 대형PDP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최근 1년여간 신규라인 투자 계획조차 명확히 밝히지않고 있다"면서 "앞으로 공급 물량 감소에 따른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