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문서가 140년만에 정기 전시형태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비록 영구 반환형식은 아니지만 오는 9월 서울에서 대대적인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시작으로 정기적으로 국민들이 외규장각 문서를 직접 볼 수 있게 된다.
한국과 프랑스 정부는 또한 외규장각 문서를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화도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일반 국민은 물론 연구자들이 직접 접근할 수 없었던 외규장각 문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그러나 영구 반환을 요구해온 한국 정부의 입장이 향후 프랑스 정부와의 협상과정에서 얼마만큼 반영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명숙(韓明淑) 총리는 8일(현지시간)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총리와 회담을갖고 "양국 정부가 협의채널을 조속히 가동시켜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으며 "외규장각 문서 정기 전시를 보다 체계화 정례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해서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빌팽 총리는 "정기적으로 문서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외규장각 문서의 전시회와 디지털화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했으나 반환문제에 대해서는언급하지 않았다.
향후 양국간 반환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은 셈이다.
외규장각은 조선 정조가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하기 위해 1781년 강화도에 세운왕실 부속 도서관으로, 이 곳에는 왕실과 국가 주요행사 내용이 정리된 `의궤' 등모두 6천여권 이상의 각종 서적과 유산이 보관돼 왔다.
그러나 186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를 침탈한 프랑스 군대에 의해 340여권이 약탈되고 나머지 5천여권은 모두 불에 탔다.
당시 프랑스군이 가져간 도서 가운데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191종 297권이며, 이 가운데는 한국에 필사본이 없는 `유일본'도63권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