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기금 올 192조… 전년보다 40조 줄어외환위기 이후 무한정 확대돼 온 국민연금 등 55개 기금의 운영규모가 올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다. 이는 외환위기를 맞아 크게 늘어났던 부실기업 정리자금과 극빈층 지원자금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각종 기금사업의 지출을 억제, 기금 수지의 흑자기조를 정착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금의 각종 사업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올해 기금운영 규모를 확인하고 ▲ 예산사업과 기금운영의 연계강화 ▲ 각종 기금의 지출억제를 통한 흑자기조정착 ▲ 효율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기금운용계획 작성지침을 확정했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기금정책국장은 "올해 기금운영규모는 약 192조원으로 전년의 232조원에 비해 40조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 97년 82조원 수준이던 기금운용 규모는 외환위기 후 크게 늘어나 98년 165조원, 99년 197조원, 2000년 220억원, 2001년 232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기금운영 규모가 줄어든 것은 예금보험기금 25조원, 우체국보험기금 19조원 등 공적자금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투입되던 기금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금운영규모 감소에 따라 재정규모 대비 기금 규모도 지난해 2.2배에서 1.7배로 축소됐다.
기획예산처는 이와 함께 기금수지의 흑자기조 정착으로 재정건전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금에 대한 예산의 출연 또는 융자는 불가피한 필수소요에만 한정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경우 보험료 조정 등 제도개선사항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중장기재정추계를 바탕으로 연금제도와 연금관리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부대사업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특히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증없이 부담금을 징수하거나 복권을 발행해 우선 재원을 조성한 뒤 사업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을 가급적 지양하고 지출과 수입의 연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전문적인 자산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소규모 기금은 투자풀 제도를 적극 활용, 운용수익률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기금운용계획 작성지침을 오는 30일 기금관리주체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권홍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