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만에 中 장관급 대만방문 일정 파행

진보단체·대학생 시위 우려에
마지막날 행사 취소하고 귀국
양안관계 해소 절충점 못 찾아

중국과 대만 분단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중국 장관급 관료의 대만 방문이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파행 속에 마무리됐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대만을 방문한 장즈쥔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사무실 주임(장관급)이 마지막 날 일정을 취소하고 서둘러 귀국했다.

장 주임은 당초 28일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본거지인 가오슝 어촌과 타이중시 전통가옥, 징화현 종교행사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대표단 방문에 항의하는 진보단체 등의 시위를 우려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앞서 27일 장 주임이 대만 대륙위원회 왕위치 주임위원(장관급)과 티타임 형태의 비공식 회동을 위해 가오슝 선셋비치리조트에 도착하자 한 남성이 흰색 페인트 봉지를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26일에는 원주민마을 진입로에서 대만학생운동 단체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장 주임의 마지막 일정이던 징화현 종교시설에서는 시위대와 지지단체·경찰 간의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대만 진보단체와 대학생들은 '일체제 일국가'의 대만독립론을 주장하며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협정 등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WSJ에 따르면 장 주임의 이번 방문일정 동안 양안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결론은 도출되지 않았다. 양측은 언론매체 상호 상주, 중국 관광객의 대만 중간기착 허용, 대만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경제공동체 가입을 중국이 지지하는 문제 등에 대해 공동 연구한다는 원론적 의견접근만 이뤘다. 다만 양안 대표기구 성격을 가진 준정부기구의 상호 사무처 설치 등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당국 간 직접대화를 정례화한 점은 성과로 평가된다. 관심을 끌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 간 정상회담 문제는 이번 2차 장관급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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