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이 적극적인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9월세계투자보고서’에서 지난 15년간 개도국들의 해외직접투자규모가 선진국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개도국의 해외직접투자규모는 9,000억달러로 전세계 해외투자액의 10%를 차지했다.
개도국의 국내투자 대비 해외투자 비율도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각각 국내투자액의 36.3%, 28.3%를 해외에 투자했지만 영국과 미국의 해외투자 비율은 각각 19%, 6.6%에 불과했다.
UNCTAD는 개도국 기업들이 경제성장에 힘입어 해외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반면 선진국 기업들은 경기침체와 주가하락으로 해외투자를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개도국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과 정부의 지원이 맞물려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UNCTAD 한 관계자는 “한국ㆍ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 등은 이미 해외투자규모가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칠레ㆍ멕시코ㆍ남아프리카 등도 해외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브라질ㆍ인도ㆍ중국 등 브릭스(BRICs)국가들도 이제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인 이머징마켓그룹의 바흐만 자한샤히는 “국내에서 더 이상 투자할 곳이 없어 해외투자를 고려하는 개도국기업 고객들이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