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서를 하고 '여의도 정치'에 복귀할 김무성ㆍ이완구 의원을 두고 여권의 정치셈법이 분주하다. 두 거물의 복귀는 다음달로 다가온 원내지도부 선거와 차기 당권의 향방에 어떤 형태로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벌써부터 김 의원의 당권 시나리오를 놓고 예측이 한창이다. 김 의원이 10월 재보궐선거 전까지 숨고르기를 하다 내년 전당대회에 맞춰 본격적으로 당권 행보를 할 것이라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김 의원이 10월 재보선의 책임을 지면서까지 급하게 당권장악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내년 당 대표가 될 경우 20대 국회의원 공천지분까지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당내의 분열된 마음을 하나로 모아 현 지도부가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는가만 생각한다"며 이 같은 예측에 신빙성을 더했다.
이를 위해 다음달로 다가온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가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력 원내대표 주자인 최경환 의원이 지난달 재선거를 준비하는 김 의원을 만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당내 장악력이 뛰어난 '무대(무성대장ㆍ김 의원의 별명)' 껴안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그의 존재가 최 의원을 견제해 2파전을 치르고 있는 이주영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원활한 당청관계를 위해서는 '친박 실세'가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최 의원 진영의 논리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박 대통령은 지시를 하면 따르는 일사분란한 모습을 좋아하는 듯 하지만 이런저런 목소리가 터져나올 수 있는 게 정당"이라며 "할말은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전을 기점으로 당내 충청권의 입지를 키우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선으로 새누리당 소속 충청권 의원은 총 14명으로 늘어나 만만치 않은 화력을 갖게 됐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자민련ㆍ국중당ㆍ선진당 등으로 이름이 바뀌어도 충청당이 존재했는데 새누리당과의 합당으로 없어지다 보니 정치적 공허함이 있다"며 "충청 세력의 결집 역할을 저에게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충청 맹주'를 노리는 당내 유력주자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당내 핵심관계자는 "충청북도지사 출신인 정우택 최고위원, 6선의 이인제 의원 등과 경쟁이 불가피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