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신라토성서 백제식 저장구덩이ㆍ금제장식 출토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국강고고학연구소는 15일 오후 2시 강릉 강문동 현대호텔 신축용지 내 유적에 관한 2차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2012년부터 발굴 중인 이 유적은 5~6세기에 축조된 신라 토성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는 신라 지증왕 13년(512년) 강릉지역에 하슬라주(강릉 일대의 신라시대 명칭)를 설치하고 군주(軍主)를 파견하였다는 시기에 해당해, 우리나라 동해안 지역의 고대사와 신라 토성 연구에서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조사는 성 내부인 죽도봉 정상부(A지구)와 그 아래(B지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A지구에서는 배수시설과 주거지ㆍ대형 저장구덩이가 확인되고, B 지구에서는 건물지와 수혈주거지(움집터) 등이 발굴되었다.

A 지구의 배수시설은 성의 정상부에서 내려오는 물을 처리하기 위해 할석(割石)들이 깔렸으며, 배수로 내부에서는 지름 6cm 정도의 순금제 장식(21g)이 출토되어 주목된다. 성 내부는 판축(版築)하여 평지를 조성하였는데, 2열로 1.8m 간격을 두고 나무 기둥을 박아 판축시설을 한 것이 특징이다.

또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플라스크형 저장구덩이(지름 및 깊이 2m 내외의 구덩이 5기) 내에서는 갈판과 갈돌, 각종의 신라 토기가 출토되었다. 주로 백제유적에서 확인되는 이 같은 시설이 신라성에서 처음으로 발굴되어 상호 연관성 연구의 필요성이 있다.

이외에도 B 지구에서는 초석을 갖춘 건물지와 추정 공방지(작업장), 부뚜막을 갖춘 소성유구(불탄 흔적이 있는 주거지) 등도 드러나 당시 산성 내부의 생활상을 조명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5~6세기에 조성된 신라 토성 내부에서 각종 시설과 순금제 장식이 출토되었다는 것은 당시 성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고, 또 처음으로 신라성에서 백제식 저장구덩이가 확인되고 있어 고대 강릉지역 연구에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조사단은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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