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역세권’. 2010년 완공되는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에 형성될 상권을 일컫는다. 토지공사가 주축이 돼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7만8,000여평 규모의 중심상업지구(근린상업지구 포함)가 핵심이다. 주변에 주택공사가 시행하는 주상복합단지가 두 블록 있고, 민간에게 분양해 개발되는 8,000여평 규모의 상업지구가 인접해 있다. 동판교 북단에 조성되는 20만평 규모의 판교 벤처밸리와 합하면 총 30만평 가까운 규모다. 입지는 경부고속도로와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의 사이로, 동판교와 서판교 아파트 단지의 딱 중간정도다. 판교 역세권의 미래 청사진은 그 중심에 들어설 복합단지 모습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아직 사업계획이 본격화되지 않아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그러나 판교 역세권 복합단지 개발의 기본방향을 정해 놓은 토공의 ‘특별계획구역별 지침’을 보면 판교 상권은 기존의 분당 상권은 물론 다른 지역의 상권과 구별되는 모습을 갖출 게 분명하다. 일단 여기엔 946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와 최고급 백화점, 오피스 시설이 들어선다. 인근 주공의 주상복합 320가구와 합하면 총 1,266가구다. 이들로 구성되는 중심상업지구의 모습은 일단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상권과 차별된다. 지침엔 ‘보행자 중심의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개발한다’는 것을 명시해 놓고 있다. 또 이 지구에 들어설 주상복합과 상업시설은 랜드마크 급으로 건설된다. 지침엔 이와 관련, ‘판교 관문에 미려한 도시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방이 풍부한 녹지공간으로 둘러 쌓인다는 것도 판교 상업지구만의 장점. 서쪽과 남쪽은 기존 자연녹지가 유지되고, 북쪽은 탄천이 흐른다. 동쪽에 뻗어있는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는 판교 신도시 완성과 함께 지하화 되고, 지상은 녹지공간으로 조성된다. 판교 역세권은 주변 45만 분당 주민은 물론, 성남ㆍ용인 뿐 아니라 신분당선을 통해 강남의 주민까지 수요층으로 흡수할 수 있다. 판교 역세권이 주목받는 것은 이 같은 그 자체의 장점 뿐 아니라, 이 곳이 기존의 분당상권을 재편할 메가톤급 파괴력을 갖추기 때문이다. 현재 분당 상권은 분당선 서현역을 중심으로 한 전통 상권과, 주상복합 타운이 들어서면서 2~3년 전부터 급성장한 정자역 주변 상권의 양강 구도다. 여기에 야탑역 인근 상권과, 최근 신세계 백화점이 개장하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죽전역 상권 정도를 ‘미들급’ 정도로 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분당상권이 서로 공존하는 체제로 발전하고 있지만, 판교 역세권이 제 모습을 갖출 경우에도 공존체제가 유지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최근 삼성물산이 서현역 삼성플라자를 애경에 매각한 이유도, 판교 상권이 들어설 경우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결과란 얘기도 있다.